저가수주경쟁과 체인지오더로 인한 손실, 무리한 해양 프랜트사업 진출, 노사갈등까지 겹쳐...
  • ▲ 현대중공업,삼성중공업,대우조선해양 전경(위에서부터 시계방향)ⓒ각 사 홈페이지 출처
    ▲ 현대중공업,삼성중공업,대우조선해양 전경(위에서부터 시계방향)ⓒ각 사 홈페이지 출처




    국내 조선업계가 올해 최악의 실적을 기록할 것이라는 예측이 나왔다.



    조선업 빅 3라 불리는 대우조선해양, 삼성중공업, 현대중공업의 올해 적자 규모가 7조 4000억 원에 달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지난 2분기 3조원이 넘는 적자를 낸 대우조선은 올해 연간으로 5조 3000여억 원, 삼성중공업이 1조5000여억 원, 현대중공업이 6000여억 원 적자를 낼 것으로 전망된다고 업계는 26일 밝혔다.

    7조를 돌파 하는 천문학적인 액수를 떠나서 3사가 동시에 동반 적자를 내는 것은 처음이다.

    먼저 이러한 손실과 관련해 주범으로 꼽히는 원인들을 살펴보면 경기불황, 무리한 해양플랜트 사업 진출, 노사갈등 이라는 결론이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또한 발주사 측의 체인지오더(설계 변경)에 따른 공사추가비용 등을 국내 조선업체가 다 떠안게 되고 미청구공사로 인한 자금회수 지연이 현금 흐름을 악화시킨 것도 큰 원인이라고 업체 관계자는 전했다.

    현대중공업, 삼성중공업, 대우조선해양은 4~5년 전 글로벌 경기 둔화로 상선 발주가 줄어드자 '해양플랜트' 수주에 적극 참여했다.

    해양플랜트란 바다에 매장되어 있는 석유, 가스와 같은 해양 자원들을 발굴, 시추, 생산해내는 활동을 위한 장비와 설비를 포함한 제반 사업이다.

    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국내 조선 빅3는 해양플랜트 설비의 설계나 주요 부품은 모두 외국에서 수입한 후 단순히 이들 부품을 조립하는 역할만 맡았다고 전했다. 기존에 만들던 선박 외형에다 고가 외제 시추 설비들을 장착하는 셈이다.

  • ▲ 거제 옥포조선소에서 건조중인 해양플랜트ⓒ대우조선해양 제공
    ▲ 거제 옥포조선소에서 건조중인 해양플랜트ⓒ대우조선해양 제공


    해양플랜트는 프로젝트마다 맞춤형으로 제작하기에 설계나 제작 과정을 상선처럼 표준화할 수가 없어 건조 비용이 많이 드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2013년 조선 빅3는 저가 수주에 과당 경쟁을 멈추지 않고 2013년 세계 해양플랜트 발주량의 70% 이상을 독식한 결과 인도 시점인 지난해,올해에 공기(工期) 지연에 따른 선주측의 손실,그리고 체인지오더(설계 변경)에 따른 고가 부품 교체 비용 등의 손실을 떠안게 되면서 천문학적인 금액의 적자가 난 것이다.

    해양플랜트라는 주범외에 또 하나로 손꼽히는 빅3의 위기는 바로 '노사갈등'이다.

    이 중 상반기 3조원이 넘는 적자를 내며 빅3 중 가장 심각한 위기를 맞은 대우조선해양은 현재 채권단 출자가 불가피한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채권단이 요구한 '임금동결'과 '파업철회'를 노조와 타협하지 못한 상황이다.

    산업은행 등의 대우조선해양 채권단은 "회사 경영 상태가 어려워 국민 혈세를 지원받아야 하는 마당에 노조는 보너스 잔치를 벌이고 있다."고 비판하며 현재 오는 28일을 데드라인으로 정하고 파업중단과 임금동결을 4조원대 자금 지원 조건으로 내세웠다.

    과거 2조 9000억원의 공적자금이 투입된 대우조선이 다시 대표적인 부실 기업으로 전락한 것은 경영진, 노조, 정부가 합작한 결과라는 것이 채권단의 목소리다.

    회사 경영진은 4조원이 넘는 부실을 쉬쉬하며 적자가 나는 상황에 지난달 노사와의 임금 협상에서 1인당 평균 900만원의 격려금 지급에 합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우조선 경영진은 회사의 경영정상화를 위해 노조 설득에 총력을 기울이겠다고 밝힌 상태이다.

    또한 현대중공업 사측 역시도 임금협상 교섭에서 임금 동결, 생산성 향상 격려금 100%, 안전목표 달성 격려금 100만원 등을 제시했으나 노조는 임금 12만7560원 인상, 직무환경수당 100% 인상, 성과연봉제 폐지, 고용안정 협약서 체결 등을 요구하며 사측과 갈등을 빚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노사갈등'이 조선업계 악화의 3대 주범으로 꼽히고 있다.

  • ▲ ⓒ클락슨리서치 제공
    ▲ ⓒ클락슨리서치 제공


    한편 사상 최악의 적자를 기록하고 있는 국내 조선 '빅3'가 수주잔량 규모로는 여전히 세계 최고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지난해까지도 쉬지않고 수주를 이어온 독보적 선박기술력도 있지만 앞서 언급했듯 국내 업체들의 지나친 경쟁으로 인한 저가수주로 인한 결과이기도 하다.

    지나친 양적경쟁으로 저가수주를 따낸 결과, 공기(工期)지연이나 체인지오더(설계 변경)로 발생하는 추가 공사비가 오히려 현재 빅3를 가장 크게 위협하는 위혐요소로 등장한 것이다.

    올해 5조원대 적자가 예상되는 대우조선해양은 향후 3년치 일감이 현재 옥포조선소 야드에 쌓여 있다. 이를 감안해 회사 측은 "위기를 벗어나면 빠른 속도로 정상화될 수 있는 여건은 된다"는 입장이지만, 그에 앞서 양적경쟁이라는 저가수주 관행이 가져온 지금의 악재를 직시하고 발빠른 노사간의 타협으로 채권단 출자를 받아 눈앞의 위기를 타개하는 것이 급선무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