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피해자가 최근 3년간 권씨에게 입금한 내역을 담은 영수증ⓒ부산경찰청 제공
    ▲ 피해자가 최근 3년간 권씨에게 입금한 내역을 담은 영수증ⓒ부산경찰청 제공

     
    부산경찰청 광역수사대는 20년간 여고 동창을 속이거나 협박해 8억여 원을 편취한 권 모(44.여)씨를 사기 혐의로 구속했다고 5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권 씨는 지난 94년 피해자 김 모씨와 여고 동창사이로 만난 뒤 "네 사주가 나빠 제사를 안 지내면 주변 사람이 죽는다", "중요부위에 귀신이 있어 남자와 성관계를 해야 살 수 있다"는 등의 말로 꾀어 20여년간 무려 2389회에 걸쳐 8억여 원 상당의 돈을 갈취한 혐의를 받고 있다.

    권씨의 범행은 지난 97년 7월 김씨를 상대로 고교 친구의 교통사망사고 합의금 명목으로 300만원, 사채업자에게 협박을 당한다고 속여 400만원 등을 각각 편취하면서 시작됐다.

    심성이 여린 김 씨가 이러한 사실을 맹목적으로 믿자 권 씨는 그 때부터 본격적으로 김 씨를 이용하기 시작했다.

    98년도 7월부터는 김 씨에게 "사주 등의 이유로 제사를 지내야한다"는 이유로 꾀어 돈을 뜯어내기 시작했고 그에 모자라 지난 2010년 3월부터는 김씨를 유흥주점 도우미로 일하게하며  "성관계 동영상이 퍼져 이를 해결하기 위해 사채 6000만원을 썼으니 이자를 갚아야된다"고 속이는 등 6년간 매일 그 수익금을 편취해왔다.

  • ▲ 피해자 김씨가 권씨의 집으로 권씨가 먹을 음식을 배달하는 모습ⓒ부산경찰청 제공
    ▲ 피해자 김씨가 권씨의 집으로 권씨가 먹을 음식을 배달하는 모습ⓒ부산경찰청 제공


    그럼에도 불구하고 김씨가 자신을 전혀 의심하지 않자, 권씨는 제사에 사용할 음식을 사오라고 속이는 등 자신이 먹을 치킨과 김밥 등의 음식을 매일 집으로 배달하게 했으며 김씨는 마치 노예나 앵벌이와 다름 없는 비참한 생활을 이어왔다고 경찰은 전했다.

    그러나 권씨의 사기 행각은 최근 "사채로 인해 청송교도소에 수감됐다"며 허구의 사찰 총무원장을 사칭해 1인 2역의 사기범행을 이어가면서 들통이 났다.

    김씨는 권씨가 구속수감됐다는 소리를 듣고 부산구치소에 직접 면회를 갔다가 권씨가 수감되지 않은 사실을 확인하고 경찰에 신고했다.

    경찰은 이렇게 김씨가 권씨에게 속아 고시원을 전전하며 살 동안 권씨는 김씨에게서 받아낸 돈으로 44평 고급아파트에 거주하며 해외여행을 다녔고, 또한 백화점 VIP 고객으로까지 등록되어 있었던 것으로 전했다. 검거당시 권씨의 금고 내에는 7000만원이 보관되어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경찰은 김씨외에도 정기적으로 권씨의 계좌에 돈을 입금한 여성이 더 있는지 추가피해 여부를 확인하기 위한 수사중에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