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유치·사업모델 빠진 채 18개월 끌어
  • ▲ 북항재개발사업 조감도.ⓒ부산항만공사
    ▲ 북항재개발사업 조감도.ⓒ부산항만공사
    부산항 북항 1단계 재개발 활성화와 투자유치 확대를 목적으로 추진한 부산항만공사의 대규모 연구용역이 막대한 예산을 투입하고도 실질적 해법을 제시하지 못했다는 지적이 국회에서 제기됐다.

    곽규택 국민의힘 의원이 부산항만공사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북항 1단계 재개발구역 사업 활성화 및 투자유치 방안 수립용역'은 지난해 8월 착수 이후 당초 8개월이던 수행 기간이 18개월로 연장됐고, 총 9억5000만 원의 용역비가 투입됐다.

    그러나 전문가자문회의 4회를 제외하면 부지 매각이나 활용 방안, 투자유치를 위한 실질적 논의는 거의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해당 용역은 북항 1단계 재개발이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었음에도 개발 활성화가 지연되고, 투자유치에 실패한 토지에 대한 대안이 부재한 상황에서 실행력 있는 전략을 마련하겠다는 취지로 추진됐다.

    과업에는 부지 취득계획 수립, 활성화 계획 및 분양 전략과 마케팅·투자유치 방안 마련, 북항 재개발 과정에서 부산항만공사의 역할 정립 등이 포함됐다.

    그러나 중간보고회 자료를 보면, 연구 결과는 개발 지연과 투자 부진이라는 현 상황을 정리·관리하는 수준에 머물렀다는 평가가 나온다. 기존에 반복돼온 시장 침체, 수요 악화, 사업성 부족 등의 진단을 되풀이했을 뿐, 이를 돌파하기 위한 구체적 실행 전략은 제시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용역은 시장 동향 분석을 통해 북항 재개발구역 내에서 민간 투자가 가능한 시설로 주거·숙박·문화시설 등을 제시하며, 업무·상업시설은 투자 매력이 낮다고 분석했다. 또 기존 구도심 주택 수요 유지, 북항지역 5성급 호텔 유치 필요성, 복합문화·MICE 연계시설 확충 필요성 등을 근거로 들었다.

    그러나 이러한 분석은 이미 현장에서 공유돼온 일반적 인식 수준을 크게 벗어나지 않는 내용으로, 9억5000만 원의 예산을 투입한 전문 연구용역을 통해 기대했던 새로운 시각이나 돌파구는 제시되지 않았다는 비판이 나온다.

    특히 부지별 사업 모델, 투자유치전략, 재무구조, 추진 일정 등 북항 활성화를 위한 핵심 실행 계획은 담기지 않았고, 투자유치 용역임에도 민간 투자자나 금융기관, 운영사와 실증적 검증이나 협의 흔적도 확인되지 않았다고 곽 의원은 지적했다.

    보고서는 해외 사례로 싱가포르 마리나베이, 일본 요코하마 미나토미라이 등을 언급하며 마스터 디벨로퍼 중심 개발체계의 필요성을 강조했지만, 북항에 적용 가능한 공공 주도의 개발 구조와 역할 분담에 대해서는 구체적 방안을 제시하지 못했다는 비판이다.

    분양 전략 역시 감정가가 낮은 토지를 우선 공급해 초기 분양 흥행을 유도하고, 이후 핵심 부지의 가치를 단계적으로 높이는 방식 등 사업시행자의 수익성 확보에 초점을 맞춘 접근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곽 의원은 "용역은 북항 재개발을 어떻게 활성화할 것인가에 대한 답보다, 사업시행자의 수익 보전에만 지나치게 매몰된 접근을 반복하고 있다"며 "그 결과 아까운 용역비가 북항의 미래를 여는 전략이 아니라 소극적인 수익 계산에 소모되고 있다"고 질타했다.

    이어 곽 의원은 "공공이 위험과 책임을 지지 않은 채 민간 투자만 기대하는 구조에서는 투자유치가 이뤄질 수 없다"며 "랜드마크 부지 등 핵심 사업에 대해 부산항만공사가 직접 참여해 개발 구조를 설계하고 위험을 분담해야 한다"고 주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