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형준 시장·박완수 지사 "4년간 20조 지원으론 부족… 재정·자치 분권 먼저"
  • ▲ 박형준 부산시장(왼쪽)과 박완수 경남도지사(오른쪽)가 28일 경남 창원 진해구 부산신항 동원글로벌터미널에서 부산·경남 행정통합 공동 입장문을 발표하고 있다.ⓒ변진성 기자
    ▲ 박형준 부산시장(왼쪽)과 박완수 경남도지사(오른쪽)가 28일 경남 창원 진해구 부산신항 동원글로벌터미널에서 부산·경남 행정통합 공동 입장문을 발표하고 있다.ⓒ변진성 기자
    부산과 경상남도가 행정통합을 위한 구체적인 시간표를 제시하며 본격적인 추진 의지를 드러냈다. 두 지역은 주민 의견 수렴을 거쳐 2028년까지 통합 지방정부 출범을 목표로 한다는 구상을 공식화했다.

    박형준 부산시장과 박완수 경남도지사는 28일 부산신항 동원글로벌터미널에서 공동 기자회견을 열고 이 같은 내용을 담은 단계별 추진 계획을 공개했다.

    양측은 이번 통합을 단기 성과를 노린 정책이 아니라 지역 구조를 근본적으로 바꾸는 장기 프로젝트로 규정했다. 이에 따라 충분한 사회적 논의를 거쳐 단계적으로 추진하겠다는 입장이다.

    로드맵에 따르면 가장 먼저 추진되는 절차는 주민투표다. 연내 실시를 목표로, 통합 자치단체의 명칭과 청사 위치, 권한 배분 등 핵심 사항을 담은 특별법안을 마련한 뒤 공론화 과정을 거쳐 주민 판단에 맡긴다는 계획이다.

    두 단체장은 "행정통합 여부는 정치권이 아닌 주민이 직접 결정해야 한다는 의견이 압도적이었다"며 주민투표 원칙을 강조했다.

    투표 결과 과반 찬성이 나올 경우, 2027년 특별법 제정을 거쳐 2028년 총선과 동시에 통합 지자체장을 선출하는 방식으로 최종 통합을 완성한다는 구상이다. 일정에 대해 두 지자체장은 "지나치게 늦추면 추진 의지가 약화될 수 있다"며 현 임기 내 마무리를 목표로 삼았다고 설명했다.

    반면 정부가 제시한 재정 지원 방안에는 선을 그었다. 중앙정부가 제안한 '4년간 20조원 지원'에 대해 두 지자체는 실질적인 효과가 부족하다고 판단했다.

    이들은 "단기간 한시적으로 제공되는 재정 지원으로는 광역 단위 구조 개편을 뒷받침하기 어렵다"며 "재원 조달 방식도 명확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이어 "단순한 재정 지원으로 통합을 압박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며 사실상 거부 의사를 밝혔다.

    대신 장기적이고 안정적인 재정 분권이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했다. 현재 국세와 지방세 비율을 최소 6대 4 수준으로 조정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이를 통해 연간 수조 원 규모의 자체 재원을 확보할 수 있다는 계산이다.

    이와 함께 국고보조사업을 포괄보조 방식으로 전환해 지방정부의 자율성을 확대하고, 개발제한구역 해제 권한이나 광역 교통망 구축 관련 규제 완화 등 주요 권한을 통합 지자체에 넘겨야 한다고 요구했다.

    두 지역은 다른 광역지자체와의 협력 필요성도 제기했다. 행정통합을 추진 중인 전국 시·도와 함께 특별법 제정을 위한 공동 대응에 나서자는 제안이다.

    최근 통합 논의 참여 의사를 밝힌 울산에 대해서는 "시민 의견이 정리되는 대로 논의를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부산·울산·경남이 하나로 묶일 경우 인구 약 770만 명, 지역내총생산 약 370조 원 규모의 초광역 경제권이 형성될 것으로 전망된다.

    박형준 시장은 "행정통합은 일회성 정치 이벤트가 아니라 지역이 주도하는 균형발전 전략이 되어야 한다"며 "중앙정부가 권한을 과감히 이양하고 제도적 기반을 마련해야 통합 논의가 속도를 낼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