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형준 시장, 공약 파기 강력 비판'실패 모델 재탕' 시민 비판 거세
  • ▲ 박형준 부산시장.ⓒ뉴데일리DB
    ▲ 박형준 부산시장.ⓒ뉴데일리DB
    이재명 정부가 대선 당시 약속했던 '동남권투자은행' 설립 구상을 수정해 '동남권투자공사' 방식으로 추진하기로 하면서 부산 지역사회의 반발이 커지고 있다. 핵심 공약이 사실상 변경된 데 따른 논란이 확산되는 분위기다.

    이번 방안은 국무회의 논의를 거쳐 공사 형태의 조직을 설립하는 쪽으로 가닥이 잡혔다. 당초 추진됐던 국책은행 모델 대신 별도 공사를 세우는 방식으로 방향이 바뀐 것이다.

    정부 부처는 자금 조달의 신속성을 이유로 들고 있다. 해양수산부는 공사채 발행을 통해 초기 자금을 빠르게 확보할 수 있다는 점을 강조했고, 금융위원회 역시 "은행은 국제결제은행(BIS) 기준 등 규제가 엄격한 반면 공사는 상대적으로 유연한 운영이 가능하다"는 입장을 보였다.

    다만 이러한 논리에 대해 부산시와 기획재정부는 그동안 부정적인 입장을 유지해왔다. 공사 형태가 기존 정책금융기관과 기능이 겹칠 수 있고, 운영 효율성이나 지역 간 형평성 문제도 제기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박형준 부산시장은 이번 결정을 강하게 비판했다. 그는 "이는 사실상 대통령 공약을 뒤집은 것과 다름없다"며 "산업은행 부산 이전은 과거 노무현 정부 시절부터 추진돼 온 지역균형발전 정책의 연장선이자 부산 시민들의 오랜 요구였다"고 강조했다.

    또 "정치적 이해관계로 인해 해당 정책이 지연돼 왔다"고 지적하며, "본래 취지대로 추진됐다면 이미 실현됐을 사안"이라고 덧붙였다.

    박 시장은 산업은행 이전이 갖는 상징성과 실질적 효과를 강조했다. 그는 "산업은행은 지역 산업 구조 전환과 신성장 동력 확보를 이끄는 핵심 역할을 할 수 있는 기관"이라며 "이전이 이뤄질 경우 글로벌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등 다양한 투자 유치 가능성도 있었지만, 이번 결정으로 그런 기대가 사라졌다"고 말했다.

    이어 "동남권투자공사로 대체하는 것은 규모와 기능 면에서 전혀 다른 선택"이라며 "핵심 기관을 축소된 대안으로 바꾸는 셈"이라고 비판 수위를 높였다.

    특히 공사 방식의 구조적 한계도 조목조목 짚었다. 박 시장은 "공사는 출자금과 제한적인 사채 발행에 의존하는 구조여서 대규모 자금 조달이나 정책금융 수행 능력에서 한계가 있다"며 "민간 투자 유치 역시 쉽지 않고, 수익성 중심 운영으로 인해 지역 기업 지원 효과도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또 "기존 금융기관과 기능이 중복될 경우 비효율이 발생할 가능성이 크고, 관리·감독 체계 역시 부처 중심으로 운영돼 리스크 관리 측면에서도 우려가 있다"고 덧붙였다. 과거 정책금융공사 사례를 언급하며 유사한 실패 가능성도 제기했다.

    국회에서도 유사한 문제 제기가 나온 바 있다. 정무위원회 검토보고서는 산업은행이나 수출입은행 등 기존 기관과의 역할 중복과 지역 간 형평성 문제를 지적했다. 그러나 정부는 재원 확보 속도를 우선 고려해 현재 방안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박 시장은 "이미 한 차례 실패 경험이 있는 모델을 다시 선택하는 이유를 납득하기 어렵다"며 "부산 시민들이 원하는 것은 임시방편이 아니라 실질적인 금융기관 이전"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투자공사는 산업은행 이전을 보완하는 수단일 수는 있지만, 이를 대체하는 해법이 될 수는 없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