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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학교 전담경찰관과 여고생 성관계 사건 및 은폐 의혹에 대한 조사를 진행한 경찰청 특별조사단(이하 특조단)이 12일 수사결과를 발표했다. 결론은 '강신명 경찰청장을 비롯한 지휘부는 몰랐다는 것'이다.
먼저 특조단장 조종완 경무관은 사하서 김 모(33)경장에 대해 사전 구속영장을 신청하고 연제서 정 모(31)경장을 불구속 입건했다고 밝혔다.
사하서 김 경장은 지난 6월 선도 대상인 여고생 A양과 부산 모처에서 성관계를 맺은 혐의다. 특조단은 김 경장의 이같은 행위를 과거 판례 검토 결과 '위력(상대방의 자유 의사를 제압할 수 있는 충분한 세력)'에 의한 간음 행위라고 보고 지난 11일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또한 연제서 정 경장 역시 지난해 6월부터 여학생 B와의 교제 관계에서 여러차례 성관계를 맺었고 이에 위계(속여서 간음에 이르게 되는것)에 의한 간음 혐의로 형사입건됐다. 특조단장은 "연제서의 경우 아직 피해자의 구체적 진술이 없기에 좀 더 수사를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특조단은 이 과정에서 강제성이나 대가성 부분은 확인되지 않았다고 전했다.
또한 이상식 부산경찰청장을 비롯한 경찰 지휘부에 대해서는 "이상식 부산청장은 6월 24일 SNS에 글이 올라온 이후에야 부산청 청문감사관과 감찰계장으로부터 관련 보고를 받았고 강신명 청장에게 이 사실을 보고했다"고 말했다.
결국 당초 경찰 지휘부의 입장과 마찬가지로 "강신명 경찰청장과 이상식 부산경찰청장 등 지휘부는 이 사실을 은폐한 것이 아니라 보고를 받지 못해 몰랐다"고 전했다.
특조단장은 '어떻게 그러한 사건을 지휘부가 모를 수가 있냐'는 질문에 "두 경찰관이 속한 각 경찰서의 서장들이 여고생과의 관계에서 강제성은 없다고 판단했고 이 사건의 사회적 파장을 우려해 서 차원에서 의원면직 처리했기 때문"이라고 답했다.
그 과정에서 두 경찰관에 대한 사표 종용이 있었냐하는 부분에 대해서는 "연제서 정 경장 같은 경우는 자발적으로 사하서 김 경장은 주위에서 사표를 권유하는 정황이 있었던 것으로 안다"고 설명했다.
부산경찰청 역시 일선경찰서의 이같은 은폐 사실을 각각 5월 25일, 6월 13일 인지하고도 지휘부에 보고하지 않았다. 또한 본청 감찰계장 역시 관련 첩보를 입수하고 부산청에 확인하고 회신을 받았으나 성비위 경찰관들이 이미 민간인 신분이라는 이유로 본청 상부에 보고하지 않았다.
특조단은 "강신명 청장과 이상식 부산청장과 대면 진술을 했으나 이들이 사전에 사건을 인지한 정황이 없다고 판단했고 그렇기에 개인 휴대전화 내역까지는 조사하지 않았다"고 전했다.
다만 "부실관리 및 감독 책임이 있는 이상식 부산경찰청장 등을 포함한 17명을 징계하기로 했다"고 전하며 "이는 시민감찰위원회 과정을 거쳐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학교전담경찰관 사건 특조단은 사건 관련자들의 은폐 의혹이 일자 지난달 30일 수사지도팀, 특별감찰팀, 홍보지원팀 등을 26명으로 구성해 그간 자체 감찰과 수사를 벌여왔다.
경찰 자체 내부 수사를 두고 '셀프감찰'에 대한 우려가 제기됐었으나 강신명 경찰청장은 "필요하다면 나도 조사를 받을 것"이라는 말로 '독립성'을 강조해왔다.
그러나 그같은 입장을 밝혔던 강신명 경찰청장과 이상식 부산경찰청장에 대해서는 특조단이 한차례 대면진술로 조사를 마무리한 것으로 알려져 '조직 꼬리자르기' 논란이 다시 제기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