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남권 4개 시·도 단체장 밀양에 모인 것 자체가 정치적이라며 조목조목 반박한 부산시
  • ▲ 좌측부터 순서대로 권영진 대구시장, 홍준표 경남도지사, 김관용 경북도지사, 김기현 울산시장, 서병수 부산시장 ⓒ사진출처=경남도청(좌), 뉴데일리DB(우)
    ▲ 좌측부터 순서대로 권영진 대구시장, 홍준표 경남도지사, 김관용 경북도지사, 김기현 울산시장, 서병수 부산시장 ⓒ사진출처=경남도청(좌), 뉴데일리DB(우)

    영남권 신공항 유치 문제가 4대1이라는 대결구도를 띠고 정치적 문제로 비화될 조짐이다.

    영남권 신공항 입지 결정을 한 달여 앞두고 부산을 제외한 대구,경북,경남,울산 광역단체장들이 지난 17일 밀양에서 긴급회동을 가졌다. 이 자리에서 이들은 "부산은 일체 유치활동을 중단하고 당초 유치경쟁을 하지 않기로 했던 합의를 지켜라"고 촉구했다.

    이에 부산시가 "부산은 합의를 존중해왔으며 오히려 지난 3월 대구경북에서 '朴대통령이 TK에 선물보따리를 준비중'이라는 발언을 한 적 있지 않느냐"고 반박하며 황당한 기색을 내비쳤다.

    부산시는 "신공항 현안을 두고 간부들이 현장을 점검하는 것은 지극히 당연한 일인데 오히려 4개 시·도 단체장이 밀양에 모인 것 자체가 정치적이고 또 다른 유치활동"이라는 입장을 나타내며 불쾌감을 표시했다.

    서병수 부산시장은 "부산시는 약속을 어긴적도 없고 어길 생각도 없다. 부산시장으로서 시민들의 관심이 쏠린 지역 내 신공항 후보지를 찾아가 보는 것을 유치운동이라 한다면 지나친 것 아닌가"라고 반문하기도 했다.

    부산은 현재 외부로는 영남 4개시도의 연합과 대척점에 서서 수적으로 불리한 상황이지만, 반대로 내부에서는 정치권과 시민단체들이 '동남권 신공항 유치'를 앞에 두고 힘을 모으고 있다.

    먼저 그간 항상 대립각을 세워왔던 여야 정치권이 '가덕 신공항 유치' 앞에서는 새누리,더민주 할 것 없이 한 목소리를 내고 있는 것이다.

    새누리당과 더민주당은 "신공항을 가덕도에 유치하되 활주로 건설을 기존 2개 계획에서 1개로 줄여 나머지 예산은 K2비행장 이전 예산에 투입하자"는 상생 방안을 제시하며 "용역 평가가 정치적 이해가 아닌 객관적-공정성을 띠고 진행되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더민주에서 가덕신공항유치추진위원장을 맡고 있는 최인호 당선인은 <뉴데일리>와의 전화통화에서 "19일 20대 국회가 개원하게 되면 본격적으로 가덕신공항 홍보와 유치전에 돌입할 것"이라며 "신공항 유치에 필요하다면 여당과도 얼마든지 합의할것"고 전했다.
  • ▲ 영남권 신공항 후보지 중 한 곳인 '가덕도 신공항' 조감도ⓒ부산시
    ▲ 영남권 신공항 후보지 중 한 곳인 '가덕도 신공항' 조감도ⓒ부산시


    현재 김해공항은 신규 노선 취항과 이용객 증가로 인해 공항 포화시기가 점점 다가오고 있는 상황이다. 그렇기에 다른지역보다 부산에서 더욱 신공항의 필요성이 크게 대두되기도 했다.

    만일 김해·대구공항 폐쇄를 전제로 하고 있는 밀양신공항이 유치된다면 지난해 1300만명에 가까운 이용객이 찾은 김해공항 폐쇄 문제는 심각한 지역사회논란으로 떠오르게 될 것이라고 부산시 신공항추진단 관계자는 강조했다.

    부산시 서상욱 공항지원팀장은  "인천공항 신설시에도 김포공항을 존치시켰듯이 신공항을 건설한다고 해서 기존 공항을 폐쇄한 전례는 거의 없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밀양 유치를 주장하는 이들이 가장 많이 언급하는 것이 '접근성'인데, 공항의 접근성이라는 것은 '수요'를 중심으로 따져야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신공항 유치의 가장 큰 쟁점으로 '소음문제'를 꼽았다. 그는 "현재 김해공항에는 702가구의 소음세대가 거주하는데 이로 인해 공항운항시간 연장이 1년6개월째 지지부진하다, 그런데 5758세대가 거주하는 밀양에 공항이 들어선다면 어떻게 24시간 공항이 가동이 되겠나"고 반문했다. 또 "밀양은 소음문제를 해결할 대안을 제시해야한다"고 주장했다.

    또한 최근 연이어 가덕신공항 입지를 찾아 유치 기원 집회를 벌이는 각종 시민단체들 역시 "정확한 수치나 전문적인 부분까지는 완벽히 알 수 없지만, 경제적,지리적으로 타당하다면 부산시민으로서 부산 유치를 지지하는 것은 당연한 일인데 이것이 마치 시 차원의 홍보처럼 비춰진 것 같다"고 밝혔다.

    이처럼 '대구,경북,경남,울산' 4개 시.도 연합과 대결구도가 형성된 부산시에서 정치,시민사회를 망라해 "가덕보다 밀양이 입지적으로 더 우수하다면 경제성, 접근성에 근거한 타당한 수치를 제시하라"는 반박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는 만큼, 신공항을 둘러싼 영남권의 지역 갈등이 앞으로 어떤 양상으로 전개될지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