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건설 공식 입장 ‘확정된 것 아니며 언제 결정될지도 모르는 일’
  • 지난 4월 20일과 21일 사이에 부산 해운대관광리조트 개발사업 관련 기사가 쏟아졌다. 

    주요 내용은 ‘해운대관광리조트 개발사업 시공자로 포스코건설이 선정됐으며 곧 공사에 들어갈 예정’이라는 것이다. 황태현 포스코건설 사장의 ‘열심히 하겠다’는 취지의 말도 담겨져 있다.

    하지만 <뉴데일리>의 확인 결과 이는 사실이 아닌 것으로 드러났다.

    14일 <뉴데일리>와의 통화에서 밝힌 포스코건설 관계자의 말이다.

    기자: 지난 4월 20일 포스코건설이 엘시티 시공사로 선정됐다는 보도자료를 포스코건설에서 배포했나요?
    관계자: 아니다. 누가 그랬는지 알지 못한다.
    기자: 포스코건설이 해운대관광리조트 개발사업 시공사로 선정된 것이 맞나요?
    관계자: 사업시행사인 엘시티PFV와 포스코건설 사이에 약정을 4월경에 체결한 것은 맞지만 계약을 한 것이 아니기 때문에 기사 내용은 사실이 아닙니다. 자료출처가 어딘지 모르겠지만 현재는 시공 참여 여부를 두고 검토 중인 단계로 언제 결정 날지도 모르는 상태입니다.
    개운치 않은 답변이다. 

    완벽하게 건설해 국내 건설산업 발전에 기여하겠다’는 황태현 포스코건설 사장의 말이 언급된 기사가 사실이 아니면 항의나 수정을 요구하는 것이 정상이다. 하지만 포스코건설은 ‘우리는 모른다’며 방조하고 있다. 

    약정(공사도급약정) 체결 후 60여일이 지났지만 아직도 검토 중이며 참여 여부가 언제 결정 날지도 모르는 상황이란 것이 포스코건설의 공식 입장인 셈이다.

    그러면 누가 이런 일을 벌였을까? 

    <뉴데일리>는 해운대관광리조트 개발사업 시행사인 엘시티PFV 홍보 관계자와 통화를 했다. 내용은 다음과 같다.

    기자: 4월 20에서 21일 사이에 포스코건설이 시공자로 선정됐다는 보도가 수십 건이 나왔다, 보도자료 배포처가 엘시티PFV인가?
    관계자 : 포스코건설에서 배포한 것으로 돼 있잖아요?
    기자: 포스코건설에 확인했는데 아니라고 합니다. 그래서 전화 드린 겁니다.
    관계자:  아... 그건 포스코건설과 공동으로 작성한 건데... 부산 쪽에는 우리가 배포를 한 것이고, 그런데 어떤 내용이 문제가 있다는 겁니까?

    기자: 
    계약이 아닌 약정을 체결한 상태에서 시공사로 선정됐다고 확정적으로 얘기한 부분입니다. 확정된 것이 아니지 않나요? 시공도급약정이 계약이 아니지 않나요? 

    관계자:
     아, 예, 그렇게 보면 볼 수도 있구요. 지금 부산에 있는 기자들은 최종 도급계약을 남겨두고 있다는 것을 다 알고 있습니다.

    기자:
     황태현 포스코건설 사장의 말까지 자료에 담아서 사공사로 확정된 것으로 착각하게 만드는 보도자료를 배포한 것은 잘못된 것 아닌가요?

    관계자:
     (잠시 뜸을 들인 후) 그런 문제를 생각할 수 있겠네요. 

    엘시티PVF 관계자의 말을 정리하면 ‘보도자료는 포스코건설과 상의해서 만들었고 기자들이 오버해서 기사를 쓴 것일 뿐’이다. 확정이라고 쓴 기자들이 문제이지 자신들의 문제가 아니란 얘기다. 

    하지만 4월 20일 이후 보도된 엘시티PVF 관련기사는 포스코건설이 시공사란 점을 단정 짓고 있다. 사실과 다른 보도 이후 이를 근거로 분양과 사업자금조달에 관한 기사들이 생산되고 있는 것이다.

    그렇다면 왜 이런 일이 벌어지는지 알아보자.

  • 부동산 개발공사에서 시공사와의 계약(약정이 아닌)이 중요한 것은 사업자금 조달 때문이다.

    공사계약서에 시공사의 책임준공 의무가 명시돼 있으면 부동산개발사업에서 사용되는 자금조달방식인 프로젝트 파이낸싱(PF)이 쉬워지기 때문이다.
    책임준공이란 사업시행자가 부도가 나도 시공사가 책임지고 건축을 완료한다는 것이다. 은행은 대지와 완공된 건축물을 담보할 있기 때문에 1차적인 안전장치를 확보하는 것이다. 따라서 자금조달이 절실한 시행자 입장에서는 시공사와의 계약이 중요하다.


엘시티PVF가 밝힌 도급계약약정에는 도급계약을 위한 많은 조건들이 달려있다. 따라서 이 약정은 시공사 선정이 아닌 우선협상대상자 선정 수준에 불과하다. 

때문에 포스코건설은 약정 이후 2달 가까이 이런 조건들에 대한 검토를 진행하고 있으며 언제 결론이 날지 현재로서는 불분명하다는 입장을 밝힌 것이다. 

도급공사비만 1조원이 넘고 총사업비가 3조원을 상회하는 대형 프로젝트 성사를 위해 엘시티PVF는 사실을 ‘왜곡’하고 언론은 ‘포장’하고 포스코건설은 ‘모르쇠’로 일관하고 있다.

다음은 한 경제일간지에 실린 내용이다.

초고층 시공 경험이 많은 포스코건설을 시공사로 교체하고 토목공사업체까지 선정하면서 시장의 신뢰가 높아졌다. 

해운대관광리조트의 전망이 밝아져 투자자들의 관심을 끌기에 충분하다. 
-00대 재무부동산학과 교수


설익은 감을 단감이라고 파는 것은 사기이다.
 

부산 해운대관광리조트 개발사업은 아직 설익은 감에 불과하다. 이 사업에 관심이 있는 국민들은 시공사로 포스코건설이 확정됐으니 사업 실현 가능성이 크다고 판단할 것이다. 

포스코건설이 시공사로 확정된다면 ‘해프닝’으로 끝 날일지 모르겠지만, 다른 결론이 난다면 이로 인한 선의의 피해는 무지한 국민들의 몫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