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부모 운영위원장 "떠들어봐라, 교육감 찾아갈까" 등 압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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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교육청 소속 장학사 A씨가 '무자격 교장 공모제'와 관련한 악성 민원에 시달리다 극단적 선택을 한 가운데, 민원을 제기한 인물이 학부모 운영위원장인 것으로 드러났다.3일 부산 교육계와 경찰 등에 따르면, 지난 6월27일 부산교육청 장학사 A씨가 경남 밀양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A씨는 전날 병가를 내고 출근하지 않았으며 연락도 두절된 상태였다.실종 신고를 받은 경찰은 경남 밀양에서 발견된 승용차 안에서 숨진 A씨를 발견했다.A씨는 부산의 모 중학교에서 시행 중인 '무자격 교장 공모제'가 취소된 이후 민원에 시달린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학교는 지난 4월 교장 공모제가 종료된 후 재신청했으나, 부산교육청 자문단과 지정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교장 공모제 미지정 통보를 받았다.이후 국민신문고와 '부산교육감에 바란다' 등 게시판에 40여 건의 관련 민원이 올라왔고, 항의 전화와 방문이 이어졌다.뉴데일리가 입수한 자료에 따르면, 주요 악성 민원인은 해당 학교 학부모 운영위원장 B씨로 확인됐다. 해당 학교는 통상적인 교장 공모제가 아닌 무자격으로 선출된 교장이 있는 곳으로, 교장은 B씨를 운영위원장으로 지명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일각에서는 B씨가 사실상 '교장의 아바타'라는 비판도 제기된다.이와 관련, 두 사람의 통화 내용에는 민원인의 불만과 압박이 고스란히 담겨 있었다. 통화에서 B씨는 민원 처리가 전혀 되지 않는다며 반복적으로 A씨에게 강하게 항의하며 교장 공모제의 찬성률 기준을 집요하게 캐물었다.이에 A씨는 민원이 다수 접수돼 답변 준비에 시간이 걸린다며 "찬성률 등 다양한 자료를 종합적으로 검토해 지정 여부를 결정한다"고 설명했다.하지만 B씨는 구체적인 찬성률 기준을 밝힐 것을 요구하며 "찬성률이 높아야 한다는 내부 규정이 있었으면 더 적극적으로 홍보했을 것"이라고 불만을 토로했다. "시험을 쳐 1등을 했는데 100점이 아니라고 1등을 인정 못하겠다는 것이냐"는 것이 B씨의 토로였다.부산교육청은 이번 사건을 계기로 교장 공모제와 관련한 민원 처리 과정의 문제점과 민원인의 강요·협박·폭언 등의 여부를 철저히 조사할 예정이다.부산교육청 관계자는 "조사 결과 문제가 확인되면 공무집행방해 등으로 고발 등 적절한 조치를 취할 방침"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