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리핀서 도박장 운영하다 환전 어려움 겪자 범행... 신발 밑창 등 보안검색 허술한 점 악용
  • ▲ 경찰이 증거물로 압수한 외화ⓒ(경남경찰청 제공)
    ▲ 경찰이 증거물로 압수한 외화ⓒ(경남경찰청 제공)
    필리핀에서 도박장을 운영하면서 환전자금으로 사용하기 위해 1000억원 규모의 외화를 수백차례에 걸쳐 밀반출한 환치기 조직 일당이 경찰에 붙잡혔다.

    경남경찰청 국제범죄수사대는 외화를 밀반출한 혐의(외국환거래법 위반)로 환치기 조직 31명을 적발, 이중 국내 총책 A(56)씨 등 8명을 구속하고 운반책 등 20명을 불구속 입건했다고 8일 밝혔다.

    경찰은 또 필리핀에서 범행을 계획하고 조직을 구성한 해외총책 B(53)씨 등 3명을 지명수배했다. 경찰은 B씨의 여권을 무효화하고 인터폴에 적색수배를 신청하는 등 국제 공조 수사를 진행 중이다.


    신발 밑창과 여성용 거들 속 등에 외화를 숨겨 270여 차례에 걸쳐 밀반출한 환치기 조직 일당이 결국 경찰에 덜미가 잡혔다.

    경찰에 따르면 '환치기 일당'은 필리핀 마닐라 호텔 카지노에서 도박장을 운영하던 중 도박자금 환전에 어려움을 겪게 되자 국내 총책 A(56·구속)씨 등 지인들을 포섭해 도박장에서 번 돈을 국내 대포통장에 송금한 후 이를 다시 달러와 유로화로 환전해 운반책을 통해 필리핀으로 밀반출했다.

    조사 결과 이들은 공항 보안 검색대의 금속탐지기에는 신발 밑창 등에 숨긴 외화 뭉치가 적발되지 않는 점을 악용해 운반책 1인당 4억원가량을 숨겨 공항 보안검색대를 통과하는 수법으로 2016년 10월부터 지난 1월까지 총 276차례에 걸쳐 1080억원의 외화를 밀반출한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 관계자는 "밀반출한 자금은 필리핀에서 대부분 도박자금으로 사용된 것으로 확인됐다"며 "자금출처 및 사용처, 도박 가담자에 대해 수사를 확대할 방침"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