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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지방경찰청 국제범죄수사대는 저렴한 가격으로 타이어를 공급하겠다고 속여 러시아 자동차 타이어 업자들로부터 거액을 가로챈 자동차 부품업체 대표 최 모(55)씨를 특정 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구속하고 공범인 아들(27)과 러시아 국적 며느리(33)를 불구속 입건했다고 11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이들은 한국과 러시아에 각 법인을 차리고 영업유치와 계약서 작성 등의 각각 역할을 분담해 "시중가보다 20∼30% 싼 가격에 타이어를 판다"는 이메일을 러시아 업체들로 보내 거래대금의 30% 상당의 계약금만 받고 약속한 물건을 보내지 않는 수법으로 러시아인 피해자 9명으로부터 29억 2600만원을 가로챈 혐의다. -
한국산 타이어가 러시아 현지에 가격대비 성능이 우수하다고 알려져 시중가보다 훨씬 싼 가격에 현혹돼 통상적으로 개설하는 신용장(L/C)방식이 아닌 러시아 현지 법인계좌로 돈을 직접 송금받는 직거래를 하면서 다수의 피해자가 발생했다.
피의자 최 씨 가족은, 계약금을 보낸 후 약속한 물건을 받지 못한 러시아인 피해자들이 항의하자 가짜 선적서류를 보내 마치 물건을 보낸 것처럼 속이고 경찰 추적을 피하기 위해 주소지 이전과 대포폰을 사용하는 치밀함을 보였다.
체포 당시에도 최 씨는 부산 해운대에 고가의 사무실을 임대해 선박부품 판매업으로 법인을 세워 추가범행을 지속하려고 했던 정황이 포착됐다.
이들에게 속은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 인근 피해업체들은 적게는 8000만원, 많게는 10억 원이 넘는 금액 피해를 본 것으로 드러나 일부 업체는 도산 직전에 이르기도 했다고 경찰은 전했다.
최 씨 일가는 굉장히 고가의 월세아파트와 고급 승용차를 몰고 다니는 등 부유한 생활을 영위하는 것으로 조사결과 드러나 개인 금전적 동기로 인해 범행을 저지른 것 같다고 경찰은 추측하고 있다.
또한 이들은 피해자들로부터 받은 거래 대금 대부분을 국내계좌로 이체한 후 개인채무변제, 무속행위(굿), 법인 대출금 상환 등 정상적인 회계처리 절차 없이 임의 사용하는 전형적인 기업 도덕적 해이 형태를 띠고 있다고 경찰은 전했다.
피해를 입은 러시아 업체 대표 9명의 변호를 맡은 법무법인 삼양 송대원 변호사는 이날 경찰 브리핑에서 “한국 제품이 가성비가 좋다고 소문이 나 러시아 현지에서 어느 일정한 시점에 여러 업체들이 동시에 타이어 구매를 해 피해를 많이 입었다”며 “한국 영사관을 통해 사건을 의뢰한 러시아인 피해자들이 이번 사건으로 한국에 대한 신뢰를 많이 잃었다”고 설명했다.
한편, 국제범죄수사대 조중혁 경정은 “현재 러시아 당국에서도 또 다른 피해업체의 여부에 대해 수사를 진행중”이라고 밝히며 신용장이 아닌 개인 직거래로 인해 피해 규모가 더 컸다고 전하며 현재 아직 신고를 하지 못한 피해업체가 10군데 정도 더 있다며 추가피해자 확보를 위해 주부산 러시아 총영사관과 협의하겠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