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적 보복-독립 훼손" 주장 전에 <다이빙벨>이 다큐멘터리인지 살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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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용관 부산국제영화제(BIFF) 집행위원장의 거취 문제로 영화계가 들썩이고 있다.
12개 국내 영화 관련 단체에 이어 부산지역 관련 단체들이 성명서를 발표하며 "서병수 부산시장이 영화제 독립성을 훼손하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새정치민주연합 부산시당(김영춘 위원장)은 ‘BIFF 독립성 수호 특위’를 구성하겠다고 밝혔다.과연 그럴까? 조목조목 따져보자.조직위원장은 바지 사장인가?부산국제영화제는 조직위원장(서병수 부산시장)을 정점으로 집행위원장(이용관)이 있고 26명으로 구성된 집행위원회가 있다. 상영작 선정과 관련해서는 7명의 프로그래머들로 구성된 선정위원회가 있다.직제 상 조직위원장은 부산국제영화제 운영 전반에 걸쳐 책임을 지는 자리다. 따라서 운영과 관련해 의견을 제시할 권한을 가지고 있다.서병수 조직위원장은 <다이빙벨>이 상영작품으로 선정된 것에 대해 의견을 제시했다. 조직위원회는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절차상 하자가 없다. 작품 선정에 대한 독립상이 보장된 결과다.문제는 이 영화가 상영되면서 많은 보수단체들과 세월호 사고 일반유가족 대표, 정치권 등으로부터 부산국제영화제 전반에 대한 문제 제기가 이어졌다. 부산시는 이에 따라 감사를 실시했고 감사 결과를 밝혔다.정경진 부산시 행정부시장과 문화관광 국장은 이용관 집행위원장에게 감사결과를 전달하면서, 인적 쇄신 및 예산 집행의 투명성 등 시정 사항을 전달했다.통상적인 업무 진행 프로세스다. 이를 두고 [독립성] 운운한다면 부산국제영화제는 신의 영역이라도 된단 말인가? 121억원의 혈세가 투입된 사업인 만큼 감사결과에 따라 집행위원장에 대한 문책도 가능하다. 보복성이란 정치적 수사 때문에 어물쩍 넘어가서는 안 될 일이다. 부산시는 검찰에 수사를 의뢰할 사안이 있다면 고발 조치를 해야 한다.몰랐고 바빠서, 관행이란 이유로 절차를 무시해도 된다?부산국제영화제 정관에 따르면, 작품 선정은 7명의 프로그래머가 작품을 섭외하면 상임집행위원회에 보고한 후 결정하는 방식이다. -
상임집행위원회는 이용관 집행위원장을 의장으로 부위원장 3명(전양준, 안성기, 1명은 공석)과 김지석 수석프로그래머, 유정동 변호사, 이상조 한국방송통신전파진흥원 부산시청자미디어센터장, 부산시 영상과장 등 8명으로 구성돼 있다.상영작 선정은 김지석 수석프로그래머를 중심으로 7명의 전문가들이 5,000여편의 영화를 보고 섭외한 후 상임집행위원회에 보고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이와 관련해 상임집행위원회는 프로그래머들이 선정한 작품에 대해 최종적으로 필터링하는 역할을 담당하는 곳이다. 상임집행위원회는 작품 선정에 있어 독립성-투명성-공정성을 담보하는 상설 기구란 얘기다.하지만 부산국제영화제 집행위원장은 작품선정 절차가 마련돼 있는데도 이를 지키지 않았다. 상임집행위원회를 열지 않은 것이다. 이에 대해 영화제 측은 처음에는 "(관련 내용에 대해)몰랐다"고 하더니 “바빠서”라고 말을 바꾸고는 이제 와서는 “관행에 따랐을 뿐"이라고 변명하고 있다.의사결정 규칙이 잘못됐다면 규칙을 바꾸면 될 일이다. 그렇지 않다면 지켜야 한다. 잘못된 관행은 바꾸고 책임질 일이 있으면 책임지는 것이 수장의 역할이다. 장관이 국회에서 이런 답변을 했다면 [자질론]으로 시작해 [사퇴]까지 종용했을 것이다.<다이빙벨>이 다큐멘터리라고?19회 부산국제영화제는 개,폐막 2작품을 포함해 312개 작품을 선정됐다. <다이빙벨>과 <불안한 외출>은 와이드앵글 다큐멘터리 경쟁부문 11개 작품에 포함됐다. 와이드앵글은 홍효숙 프로그래머 담당 분야이다.다음은 다큐멘터리에 대한 사전적 의미이다.“허구가 아닌 현실을 직접적으로 다루면서 현실의 허구적인 해석 대신 현실 그대로를 전달하는 영화. 이 영화들은 실제 사람과 공간뿐만 아니라 사건과 행동들에 관심을 갖는다. 영화에 현실을 넣으려는 행위는 현실을 어느 정도 바꾸어야만 하고, 현실로부터 선택한 것에 형태와 형식을 부여해야만 한다. 그래서 다큐멘터리는 감독이 기록한 현실을 어떻게 통제했는가의 관점에서 평가받는다. 어떤 다큐멘터리는 현실의 한 측면에 대해서 관객을 특정한 시각으로 설득시키기 위해 제작된다. 그러나 영화의 주장이 현실을 현저히 왜곡하면 영화는 선전 영화가 된다.”
[네이버 지식백과] 다큐멘터리 [documentary] (영화사전, 2004.9.30, propaganda)일부 영화인들과 정치인들은 [정치적 보복이니 영화제 독립성 훼손]이라고 주장하기에 앞서 선정 과정에 정치적 의도는 없었는지, 상영작으로 선정될 만큼 작품성은 갖췄는지부터 짚어야 할 것이다.<뉴데일리>는 세월호 사고가 발생한 날부터 60여일 동안 잔도 팽목항에서 취재했다. 이종인 씨의 다이빙벨은 당시 유가족과 국민들에게 구세주로 다가갔지만 얼마 후 장사치의 농락으로 결론 난 사안이다. -
JTBC 손석희 앵커를 통해 보도된 내용은 <뉴데일리>의 취재를 통해 사실이 아님이 밝혀졌고, 이종인 씨 역시 이를 인정하면서 유가족들의 거친 항의를 받은 바 있다.<뉴데일리>가 팽목항에서 본 이상호 기자는 기자를 넘어 선 정치선동가의 모습이었다. 진실에 접근하려는 그의 노력을 폄훼할 생각은 없지만, 최소한 냉정함은 잃지 말아야 했다. 영화 <다이빙벨>이 다큐멘터리가 아닌 선전영화라 생각되는 이유이다.
[사진=부산국제영화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