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대 시청률 97%인데 정부 대책은 '모니터링뿐'
  • ▲ OTT 관련 문체부 답변.ⓒ백종헌 의원실
    ▲ OTT 관련 문체부 답변.ⓒ백종헌 의원실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 드라마 10편 중 9편 이상에서 흡연 장면이 등장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청소년의 OTT 이용률이 97%를 넘어선 상황에서 사실상 '무방비 노출' 상태지만, 정부는 여전히 실질적 대책 없이 '사후 모니터링'에 그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백종헌 국민의힘 의원(부산 금정)이 한국건강증진개발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2024년 주요 OTT 드라마 18편 중 17편(94.4%)에서 흡연 장면이 등장했다.

    이는 2020년 80%, 2021년 66.7%, 2022년 85.7%, 2023년 80%에 이어 가장 높은 수준이다.

    영화의 경우도 2024년 상영된 32편 중 13편(40.6%)에서 흡연 장면이 확인됐다. 2022년 14.3%에서 다시 증가세로 돌아선 것이다.

    특히 교복을 입은 인물이 담배를 피우거나 전자담배를 사용하는 장면이 여과 없이 노출되는 등 청소년 시청자에 대한 영향이 우려된다는 지적이다.

    문제는 OTT가 이미 전 세대를 아우르는 주요 미디어로 자리 잡았다는 것이다. 2024년 기준 10대의 OTT 이용률은 97.7%, 20대 97.5%, 30대 95.7%, 40대 90.7%로 집계됐다. 70세 이상 고령층도 27.1%가 OTT를 이용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그럼에도 OTT 콘텐츠 내 흡연 장면을 규제하거나 관리할 법적 장치는 전무한 것으로 드러났다. 백종헌의원실이 문화체육관광부와 보건복지부·한국건강증진개발원에 확인한 결과, 세 기관 간 협력체계는 물론 관련 법안조차 마련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문체부는 백 의원에게 제출한 공문에서 "OTT 콘텐츠 관련 법안은 현재 진행 중인 것이 없다"고 밝혔고, 복지부와 건강증진개발원 또한 업무 협력 내역에도 "해당 사항이 없다"고 답변했다.

    결국 정부가 취하고 있는 조치는 한국건강증진개발원의 '모니터링'이 유일한 상황이다.

    백 의원은 "지상파 방송은 방송통신심의위원회의 심의를 받지만, OTT는 사실상 규제 사각지대"라며 "문체부와 복지부는 서로 협력하는 업무조차 없이 방치하고, 정부가 하는 일이라고는 한국건강증진개발원의 사후 모니터링이 전부"라고 비판했다.

    백 의원은 이어 "OTT가 이미 필수 매체로 자리 잡은 만큼, 청소년 보호를 위한 OTT 콘텐츠 규제 방안을 시급히 마련해야 한다"며 "부처 간 협력체계를 구축해 실질적 대책을 수립해야 한다"고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