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하공간 재구조화로 전천후 운동장 구현변해정 교장 "기후위기 시대 체육 교육 해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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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AR 기기가 제시한 불빛에 맞춰 돌을 잡는 동백초 아이들. 개별 체력 수준에 맞춰 난이도가 자동 조정돼 아이들이 맞춤형 훈련을 즐기고 있다.ⓒ동백초등학교
"레디, 하나, 둘, 셋!"아이들의 목소리가 동시에 터져 나왔다. 빔프로젝터가 쏘아올린 불빛이 암벽 위 특정 지점을 가리키자, 작은 손들이 재빠르게 돌을 움켜쥔다.AI기기가 반응하자 교실은 운동장 못지않은 함성으로 가득 찼다. 부산 동백초등학교가 마련한 AR(증강현실) 클라이밍 체험 풍경이다.부산 해운대구 동백초등학교. 이 학교는 최근 교육부와 부산시 주관 그린스마트 미래학교 사업의 공간재구조화 부문 '우수사례'로 선정되며 주목을 받았다.학교는 그린스마트 미래학교 사업을 통해 활용도가 낮던 지하공간을 AI 스포츠체험실로 새롭게 단장했다.날씨 탓에 외부 활동이 쉽지 않은 기후위기 시대에, 비워져 있던 지하공간이 첨단 놀이기구로 채워지며 가상현실과 인공지능이 결합한 새로운 체육 교육의 장, 날씨와 상관없이 마음껏 뛰놀 수 있는 새로운 운동장으로 변신한 것이다.주목할 점은 동백초의 AI스포츠체험실에는 AR클라이밍을 비롯해 모션 인식을 통해 각종 체험프로그램을 쓸 수 있는 기기들이 설치돼 있다.모든 기기가 인공지능 프로그램으로 연동돼 아이들 개개인의 체력 수준에 맞게 자동으로 난이도를 조정한다.학생들은 근력·균형 훈련을 자신에게 맞는 강도로 소화하며, 마치 개인 코치와 함께 운동하는 듯한 맞춤형 체험을 누리고 있다. -
- ▲ 동백초등학교 아이들이 AI 스포츠체험실 수업을 하고 있다.ⓒ동백초등학교
학교는 체육 시간을 '강당 수업'과 'AI 체험실 수업'으로 나눠 운영하고 있지만, 실제 이용률은 체험실 쪽이 압도적으로 높다.한 교사는 "체육 수업만을 위해 운영하는데도 빈 시간이 없을 정도로 인기가 많다"며 "체육 교육의 질이 달라졌다. 아이들이 체육관보다 훨씬 좋아한다"고 말했다.아이들은 단순히 뛰노는 데 그치지 않고, AI가 제공하는 데이터 피드백을 바탕으로 체력 향상 과정을 눈으로 확인할 수 있어 동기부여가 크다는 것이다.학부모들도 "아이들이 집에 와서 오늘 어떤 기계를 사용했는지, AI가 어떻게 운동을 알려줬는지 이야기한다"며 반가워했다.전문가들도 동백초의 사례를 교육 인프라의 새로운 기준으로 꼽는다. 기후위기 대응은 물론, 아이들의 체력·인지·협력 역량을 모두 높이는 복합 학습 공간으로 변화된 시대에 맞춘 미래형 학교 모델이라는 평가다.변해정 동백초등학교 교장은 "AI 스포츠체험실 구축은 단순한 시설 개선이 아니라 기후위기 시대에 아이들이 안전하고 즐겁게 체육활동을 이어갈 수 있는 새로운 해법"이라며 "앞으로도 학생들이 미래 사회에 필요한 체력과 협력·창의 역량을 키울 수 있도록 교육 혁신을 이어가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