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이 국민의힘 부산시의장을 '선대위원' 임명? … 임명장 남발 논란

더불어민주당이 국민의힘 소속 안성민 부산시의회 의장에게 21대 대통령 선거 선거대책위원 임명장을 발송해 논란이 일고 있다.

여당 소속 현직 지방의회 의장에게 야당이 느닷없이 '선대위원 임명장'을 보낸 황당한 상황에 정치권 안팎에서는 "민주당의 조직 관리가 총체적 난맥상에 빠졌다"는 지적이 잇따르고 있다.

안성민 의장은 22일 오후 4시께 더불어민주당 중앙선거대책위원회로부터 '문대림 위원장의 추천으로 민주당 대선 선대위에 임명됐다'는 내용의 문자메시지를 받았다. 해당 문자에는 전자 임명장 확인 링크까지 포함돼 있었다.

문자에 언급된 문대림 위원장은 민주당 중앙선대위 해양수산위원회 위원장으로 제주지역 국회의원을 지낸 인물이다. 그러나 안성민 의장은 현재 국민의힘 소속으로, 부산시의회 의장이자 전국시도의회의장협의회 회장을 맡고 있어 야권 인사와는 정치적 연이 전혀 없다.

이 같은 문자를 받은 안 의장은 "황당하다"는 반응을 내놨다. 그는 "국민의힘 시의장에게 민주당이 선거 임명장을 보내는 게 가볍게 넘길 문제는 아니다"며 "선대위 조직이 엉망이거나, 최소한의 대상 확인 절차도 없이 임명장을 남발하는 것이 아니냐"고 반문했다.

정치권에서는 이를 두고 "민주당이 무리하게 세 불리기에 나서다 자충수를 둔 것"이라며 선대위의 기초적인 내부 검증 절차조차 생략된 사실에 놀라움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야권 관계자는 "이번 해프닝은 민주당이 임명장을 일종의 선거 홍보 수단으로 활용하며 '누구든 끌어들이자'는 식의 무리한 전략을 펴고 있다는 반증"이라고 비판했다.

이에 대해 민주당 측은 아직 공식적인 해명이나 사과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다. 선대위 관계자와의 접촉을 시도했지만 "확인 중"이라는 말만 반복할 뿐 구체적인 설명은 내놓지 않았다.

부산 정치권 일각에서는 "지방 선거를 앞두고 정당의 조직 신뢰도가 어느 때보다 중요한 시점에서 벌어진 촌극"이라며 "국민을 상대로 한 선거라면 적어도 임명장 하나에도 진정성이 담겨야 한다"는 비판도 제기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