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아시아나항공 '마일리지 적립' 사용 현황 공개 거부곽규택 의원 "국토부, 정작 기본 데이터도 파악 못해"
  • ▲ 곽규택 국민의힘 의원.ⓒ곽규택 의원실
    ▲ 곽규택 국민의힘 의원.ⓒ곽규택 의원실
    정부가 항공사 합병에 따른 마일리지와 항공요금 문제에서 소비자 피해를 방지하겠다고 약속했으나, 정작 마일리지와 요금에 관한 기본적인 현황조차 파악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소속 곽규택 국민의힘 의원(부산 서-동)이 국토교통부로부터 제출받은 '국적항공사 마일리지 적립 수치와 사용 현황'에 따르면, 국내 저비용항공사(LCC)들은 마일리지와 우대 프로그램 운영 현황을 공개했지만, 대형항공사인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은 영업비밀을 이유로 공개를 거부했다.

    대형항공사가 납득할 수 없는 이유로 공개를 거부하고 있지만 주무기관인 국토부는 손을 놓고 있어 사실상 '항공 마일리지 사용 대란'을 정부가 방치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국내 10개 항공사 가운데 마일리지·스탬프 등의 고객 우대 프로그램을 운영하지 않는 항공사는 이스타·티웨이·에어서울·에어로케이 등 4곳이고, 고객 우대 프로그램 현황을 공개한 항공사는 제주항공·진에어·에어부산·에어프레미아 등 4곳이며, 영업비밀을 이유로 마일리지 현황을 공개하지 않은 항공사는 대한항공·아시아나 등 2곳이다.

    곽 의원은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두 곳은 고객 로열티에 의존하는 항공사임에도  정보 공개를 거부하는 것은 배짱을 넘어선 횡포"라며 "합병으로 사실상 대한항공 독점체제임에도 영업비밀이라는 납득하기 어려운 이유로 누적‧사용 마일리지는 공개하지 않는 것은 어차피 선택지는 하나라는 자만 때문"이라고 질타했다.

    또 국토부가 항공사에 성수기 보너스 좌석을 5% 이상 배정할 것을 권고했지만 이를 확인할 방안이 없어 마일리지 좌석 운영이 사실상 깜깜이 상태로 방치되고 있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대한항공은 매월 10% 이상의 보너스 좌석을 제공한다고 주장하지만, 국토부가 이를 확인할 수 있는 시스템은 전무한 상태다.

    곽 의원은 또 최근 아시아나항공이 마일리지 제휴 사용처를 대폭 줄이고 마일리지 전용 쇼핑몰에서의 품목 또한 매진 상태로 방치하는 상황에 대해서도 문제를 제기했다. 

    이와 관련, 곽 의원은 "합병을 앞둔 항공사가 정상적으로 운영되지 못하고 있다"며 "공정위 등 관련 기관에서 철저히 모니터링 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항공요금 인상 가능성에 대한 우려도 나오고 있다. 공정위가 항공사 합병을 조건부로 승인하며 물가상승률만큼 공시 운임을 올릴 수 있는 장치가 마련됐고, 경쟁이 사라진 항공시장에서는 실제로 티켓 가격이 오를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곽 의원은 "정부가 항공사 합병을 주도하면서도 합병에 따른 마일리지와 요금 피해를 막겠다는 약속을 지키지 않고 있다"며 "항공 마일리지와 요금, LCC 통합 본사 문제까지 정부가 국민과 한 약속을 이행하는 것이 항공사 합병을 기다려온 국민들에 대한 최소한의 도리"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