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역일당 노숙에 위화감 조성, 업무방해까지 '점입가경'법적 요건 없는 유치권 주장…경찰 미온적 태도 논란운영사 그린테크시스템 "기다려 달라"…대책 없이 피해 키워시민 불만 폭발 "2024년에 이런 일이? 경찰은 뭐하고 있나"부산교통공사 "통로 나오지 못하도록 경찰·내부 협의 중"
  • ▲ 수영역과 광안역 사이 지하도상가에서 용역깡패들과 경찰이 대치하고 있다.ⓒ변진성 기자
    ▲ 수영역과 광안역 사이 지하도상가에서 용역깡패들과 경찰이 대치하고 있다.ⓒ변진성 기자
    부산의 유동인구가 많은 지역 중 하나인 수영역과 광안역 사이 지하도상가가 용역 깡패들에 의해 불법 점거되면서 시민들이 불편을 겪고 있다.

    이들 일당은 지하도상가 내에서 노숙을 하며 입점업체의 공사를 방해하고, 주민들에게 위화감을 조성하는 등 공공질서를 훼손하고 있어 논란이 일고 있다.

    수영~광안 지하도 상가는 반려동물 테마의 특화 거리로 8년 만에 정식 개장을 앞두고 막바지 공사를 진행 중이었으나, 용역 깡패들이 불법 점거하면서 상가 운영에도 차질이 빚어지고 있다.

    용역일당은 지난 28일부터 특화 거리 조성을 위한 입점업체의 공사를 방해하고 자제 반입을 막는 등 물의를 빚어왔다. 또 해당 지하도에서 노숙을 하고, 음식을 배달시켜 먹는 등 부산시민들에게 위화감을 조성하고 있다.

    지하도 상가를 지나는 시민 A씨는 "노인들과 어린아이들까지 지나다니는 곳에 버젓이 깡패들이 점거하고 있는 게 말이 되느냐"며 "2024년에도 이런 일이 벌어질 줄 몰랐다. 경찰은 도대체 무엇을 하고 있느냐"고 분노했다. 

    또 다른 시민 B씨는 "지하철 역을 잇는 지하도는 부산 시민의 것이라고 볼 수 있는데, 공공장소에서 저렇게 노숙을 하도록 내버려두는 것이 옳은 일인가"라며 "이 곳을 개장하면 뭐하나, 사람들은 무서워서 오지도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 ▲ 불법으로 수영역과 광안역 사이 지하도상가를 점거한 용역 일당이 유치권 플랜카드를 걸고 잠을 자고 있다.ⓒ변진성 기자
    ▲ 불법으로 수영역과 광안역 사이 지하도상가를 점거한 용역 일당이 유치권 플랜카드를 걸고 잠을 자고 있다.ⓒ변진성 기자

    불법 점거를 주도한 이들은 과거 한 보안업체 소속 용역이었으나, 현재는 특정 소속이 없는 일당으로 밝혀졌다. 이들은 임금체불을 이유로 유치권을 행사한다며 지하도를 점거하고 있으나, 임금체불과 시설물 유치권은 법적으로 관련이 없으며, 어떠한 소송도 제기하지 않은 상태여서 불법 점거라는 지적이 제기된다.

    이 같은 사태에도 불구하고 담당 관청인 부산교통공사는 위탁 운영사인 그린테크시스템과의 소통부재로 점거 사실 또한 뒤늦게 파악했으며, 실질적인 조치 또한 미흡한 상태다. 

    또, 운영사인 그린테크시스템은 입주 예정 기업들에 "기다려달라"는 입장만을 반복하고 있다. 해당 지하도상가가 소송 중임을 알면서도 입주 업체들에게 문제가 없다고 안내해 기업들을 유치해왔으며, 이로 인해 입주 예정 기업들이 수십억 원의 공사 비용과 영업 방해 피해를 입고 있는 상황이다.

    이와 관련 운영사인 그린테크시스템에 답변을 듣고자 했으나 "언론에 인터뷰하지 않겠다"고 답했다.

    지하도 상가에 개장을 앞둔 한 업체는 "개장이 다음주인데, 용역깡패들이 있으면 누가 행사에 오겠느냐"면서 "이 같은 법적문제가 있는 줄 알았다면 절대 계약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분통을 터트렸다.

    더욱이 경찰은 불법 점거 사실을 인지하고도 소극적인 태도를 취하고 있어 시민 안전과 공공질서 유지를 위한 대처가 시급하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관련 업계에서는이번 불법 점거가 과거 시행사 대표였던 운영권을 갖지 못한 A씨의 사주에 의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부산교통공사 측은 "지하도 통로부터 개방을 해서, 용역들이 통로쪽으로 나오지 못하도록 공권력을 투입해달라고 경찰과 협의를 하고 있고, 내부적으로 검토를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경찰 관계자는 "해당 내용은 파악하고 있지만 유치권은 민사적인 문제"라면서도 "또 다른 문제나 내용이 있는지를 파악하고 있는 중"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