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른바 '성완종 리스트'사건으로 1심 재판에서 실형을 선고받은 홍준표 경남도지사가 "흔들림없이 도정을 수행할 것"이라며 야당과 일부 시민단체들의 '도지사직 사퇴'요구를 단번에 일축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3부는 8일,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홍 지사에게 징역 1년 6개월과 추징금 1억원을 선고했다.
이에 재판이 끝난 직후, 홍 지사는 기자회견을 열고 "노상강도를 당한 기분이다. 내 발을 묶어둬야할 어떤 이유가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오늘 판결을 순수한 사법결정으로 받아들이기 어렵다. 항소심에 이를 바로잡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특히 "성완종씨가 반기문 마니아"라며 "내가 대선 이야기를 안했으면 성완종 리스트에 내 이름이 끼어들 이유조차 없었다"고 말하면서 이번 사건이 정치적 음모일 가능성이 크다는 뜻을 내비쳤다.
기자회견이 끝난 직후 일부 경남지역 야당과 시민사회단체 측의 '홍 지사 사퇴 요구' 공세가 거세지며 홍 지사의 경남도지사직 수행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기도 했으나 홍 지사는 이를 단번에 일축하는 글을 올리며 지사직 사퇴 의사가 없음을 분명히 했다.
그는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결론을 정치적으로 정해놓고 끼워 맞추기식으로 한 1심 판결은 승복하기 어렵다"며 "여태 해오던대로 흔들림없이 도정을 수행하겠다. 진실이 꼭 밝혀질 것"이라며 자신의 심경을 담은 글을 올렸다.
이어 홍 지사는 "돈 준 이유도 설명하지 못하고 내가 돈받은 이유도 설명하지 않았다. 4번이나 지도까지 그리며 주장했던, 자기가 왔다는 그 문은 당시 폐쇄되어 있었는데 그것은 기억의 착오였다는 것"이라며 "하여간 돈을 어떤 경로든 갖다 주었다는 어처구니없는 판결은 참 납득하기 어렵다"는 말로 재판 결과에 대한 강한 불신을 드러냈다.
특히 "내 오죽 답답했으면 다음에 저승가서 성완종에게 한번 물어보겠다고 했다.돈은 엉뚱한 사람에게 다 줘놓고 왜 나를 끌고 들어갔는지 말이다"라고 토로하기도 했다.
마지막으로 홍 지사는 "사형선고를 받고 수천억 비자금사건 연루에도 굳건히 제길을 간 분도 있다. 흔들림없이 내 길을 가겠다. 상급심에서는 제대로 된 판결이 나올 것으로 본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