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표 "반기문 꽃가마 태우기에 의한 정치적 판결"주장

홍준표 경남도지사가 '성완종 리스트' 1심 선고와 관련해 연이어 강경한 입장을 밝히고 있다.

홍 지사는 지난 9일 오후 경남도청 소회의실에서 기자간담회를 가지고 "단 한 번도 내가 유죄판결을 받는다는 것을 상상하지 못했다. 판결이 유감스러움과 동시에 도민 여러분께 이런 일로 심려를 끼쳐 송구스럽다"는 심경을 전했다.

이어 "재판을 받는 1년 2개월간 단 한번도 도정을 소홀히 한 적 없다. 경남 미래 50년사업, 채무제로 달성, 남명학사 착공 등 도정은 정상적으로 운영되고 있다"며 "앞으로도 도정에만 전념하고 상급심에서 누명을 벗는데 집중하겠다"고 말했다.

동시에 그는 "지사직에 연연해하지 않는다고 이미 수차례 이야기한 바 있다. 그러나 1심 판결로 결론이 나지도 않았는데 중도에 그만두는 것은 옳지 않다고 생각한다"는 말을 덧붙이며 '지사직 사퇴'여부 논란에 종지부를 찍었다.

뒤이은 기자들과의 일문일답이다.

Q. 공판에서 감정이 격앙되어 있었는데 '노상강도'라는 표현은 어떤 의미인가
A. '노상강도'라는 표현은 법원을 지칭하는게 아니라 '成 리스트'가 처음 발표됐을 당시 내가 받은 느낌을 표현한 것이다. 이 사건의 피해자는 나인데, 나를 가해자로 둔갑시켜 기소하고 법원에서 거꾸로 노상강도의 편을 드는 것을 보고 내가 좀 격앙이 됐다. 

또 중요한 점은 돈을 1억이나 건넬 이유와 내가 돈을 받을 이유가 있어야 된다. 1억이라는 돈이 오고갔는데 거기에 아무 이유가 없다. 그러나 그것은 어차피 사법절차에서 다뤄야 할 문제이기 때문에 거기에 대해서는 더이상 자세히 말하지 않겠다. 

Q. 야권에서 사퇴하라는 요구가 빗발친다. 입장이 어떤가
A.  판결이 확정되기도 전이고 재판이 진행중인 사안에 대해 사퇴 요구를 하는 것은 어불성설이고 그런 요구를 하는 자들도 한번 생각 해봐야 한다. 박지원 의원을 예로 드는 것은 좀 미안하지만, 아마 그런 이유로 내가 사퇴를 해야한다면 박지원 의원은 열번도 넘게 더 해야한다. 난 분명 지사직에 연연하지 않는다고 했다. 정리되고 때가되면 내 발로 걸어나갈 것이다.

Q. 향후 생각하는 일정은 있는가
A. 20년 전 한보사태 때 정태수 한보회장이 그 당시 검사한테 '법이 거미줄같다'라는 말을 한 적이 있다. 매나 독수리는 거미줄을 치고 나가지만, 그 거미줄에 걸리는 자들은 곤충,파리,모기같은 힘없는 사람들이라는 뜻이었는데 이번 '成리스트' 사건을 거치면서 그 말이 갑자기 생각났다. 검사,원내대표,당대표를 거쳐 스스로 힘이 좀 있는 사람이라고 생각했던 나도 '내가 당할 수 있구나' 하는 느낌을 받았다.

향후 정치일정이 다소 좀 엉켰는데 지금 마무리해야 할 정책이 좀 많아 당분간 도정에만 전념할 계획이다. 또한 여태 도정을 운영하는데 누구의 도움을 받아서 한게 아니라 우리 공무원들끼리 단합해서 운영을 해왔다. 내 재판일로 경남도정이 흔들리는 일은 없을 것이다.

Q. 일부에서는 내년 대선 때 '홍준표 역할론'을 논하는 사람들이 상당히 있다
A. 이번 사건 역시, 반기문씨를 꽃가마 태우기 위해 가지치기를 하는 과정에서 내가 장애물이 됐던게 아닌가 하는 느낌을 받았다. 반기문 씨 영입해서 경선 못 붙인다. 그 분은 내공이 없다.

기자간담회를 거친 홍 지사는 10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1심판결의 부당함'을 강조하는 입장을 재차 밝히기도 했다.

홍 지사는 "좌우지간 돈을 갖다줬다고 하니 그리 알아라는 원님 재판식의 이런 판결은 5공식 정치판결"이라고 주장함과 동시에 이번 1심 판결에서 1년 6월의 실형을 선고받은데 대해서도 비판을 쏟아냈다.

그는 "통상 정치자금 양형은 2억 이상일때 구속영장을 청구하는데 1억 사건에 대해 실형 1년 6월을 선고하는 예는 없다"며 "그것은 내년 대선때까지 조용히 있어라는 경고적 의미의 주문양형으로 보인다"고 해석했다.

이어 "사법부가 권력의 농단에 춤출때 대한민국의 미래는 없다"고 말한 그는 "특정인물을 꽃가마 태우기 위한 권력 가지치기에 사법부가 동원되는 것은 5공사법부로 되돌아가는 것"이라며 이번 판결이 정치적 판결일 가능성을 다시 한번 제기했다.

홍 지사는 "이제 권력의 음모에 사법부가 동원되는 시대는 가야한다"고 전하며 "상급심에서는 사법정의가 구현되는 바른 판결이 있기를 기대하며 나는 다시 일상으로 돌아간다"는 말로 글을 마무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