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주원 ‘성 회장, 로비 명목으로 윤승모에 수억원 줘’…6억 돈가방 3개는 어디로?
  • ▲ 서울중앙지법ⓒ뉴데일리 DB
    ▲ 서울중앙지법ⓒ뉴데일리 DB

    성완종이 줬다는 또 다른 1억원도 배달사고? 

    박주원 ‘성 회장, 로비 명목으로 윤승모에 수억원 줘’…6억 돈가방 3개는 어디로?

    박주원 전 안산시장이 법정 증인으로 출석해 고(故) 성완종 전 경남기업 회장이 2012년 윤승모 전 경남기업 부사장에게 수억원의 돈을 정치자금 및 로비 자금 명목으로 줬지만 배달사고가 난 것 같다고 진술해 검찰과 날선 공방을 벌였다. 

    검찰의 반대심문에 답변하는 과정에서 그는 2012년 6월에는 대통령 선거에 지원할 목적으로 1억, 2억, 3억원이 담긴 돈가방 3개를 성 전 회장과 함께 만드는 작업을 했다고 증언했다. 일부 언론을 통해 보도된 내용을 법정 증언을 통해 확인해 준 것이어서 파문이 예상된다.       

    지난 15일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홍준표 경남도지사에 대한 12차 공판(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3부 부장 현용선)에서 밝힌 박 전 시장의 증언 내용은 윤승모 전 경남기업 부사장의 ‘1억원 배달’ 주장의 신뢰를 손상시키는 것이어서 눈길을 끌었다.

    ◆ 박주원의 주요 증언 내용

    피고인측 증인으로 출석한 박 전 시장은 “성완종 회장으로부터 윤승모 전 경남기업 부사장이 (성 전 회장의 선거법 위반 사건에 대한) 재판을 이기게 해주겠다며 여러 차례에 걸쳐 수억원의 돈을 받아갔다는 말을 들었다”고 밝혔다. 

    하지만 2012년 12월 1심 재판부는 유죄를 선고했고 2014년 6월 대법원은 벌금 500만원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하면서 성 전 회장은 국회의원직을 상실했다. 

    이어 2012년 경남도지사 보궐선거 당시 홍준표 후보의 공보지원단장을 맡고 있었던 그는 “성완종 회장이 전화를 해 윤승모 공보특보가 큰 거 1장(1억원)을 들고 내려갔는데 받았느냐고 물어와 윤승모란 특보는 없다고 하자, 서 대표(서청원)와 같이 내려간다고 했으니 확인해 달라고 요청했다”고 밝혔다. 

    확인 결과에 대한 변호인측 질문에 그는 “당시 선거자금은 펀딩을 통해 만들어졌기 때문에 장부를 살펴보니 그런 자금이 들어온 흔적이 없어 성 회장에게 돈이 들어온 흔적이 없다고 전했다”고 답했다. 

    박 전 시장은 “2013년 초에 성 전 회장을 만나 윤승모와 관련된 자세한 얘기를 들을 수 있었다”면서 “선거법 위반 1심 재판에서도 지고 돈도 전달되지 않은 사실을 안 성 전 회장은 윤 전 부사장에게 상당히 실망하는 눈치였지만 모르는 척 해달라고 말해 알았다고 말한 기억이 있다”고 말했다. 

    그의 이날 증언은 윤승모 전 경남기업 부사장의 ‘홍준표 1억 전달’증언에 대한 신빙성을 다툴 수 있는 사안이어서 검찰측과 증인 사이에 공방이 이어졌다. 

    ◆ 박주원 전 안산시장은 어떤 사람인가?

    박 전 시장은 1982년 9급으로 검찰에 들어가 2005년까지 검찰수사관으로 근무했다. 

    대검찰청 범죄정보관실 수사관으로 재직 중에는 당시 검사장이던 권 모씨의 비리를 상부에 보고해 해방이후 처음으로 검사장이 검사로 강등되는 사건을 만드는 등 검찰 수사관들 사이에는 인기가 높았다. 

    검찰을 그만두고 나온 뒤 2006년 한나라당 안산시장 후보로 지방선거에 출마해 당선됐고 시장 재임 시절인 2010년 3월 뇌물수수 혐의로 구속됐다가 2011년 5월 무죄로 풀려났다. 이후 검찰은 별건 수사를 통해 다시 박 전 시장을 기소했지만 이 역시 무죄를 받았다. 

    ◆ 박주원 전 시장과 성 회장의 인연은?

    두 사람의 인연은 박 전 시장이 대검찰청 범죄정보수집관 시절인 2003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그 후 잦은 만남을 통해 친분을 쌓아나갔고 박 전 시장이 뇌물수수로 구속된 이후 관계가 소원해지기도 했지만 2012년 초 이라크 관련 사업을 추진하면서 다시 만났다. 

    이런 인연으로 2012년 6월 여의도에 있는 자신의 사무실에서 대선자금으로 의심되는 돈가방을 만드는 작업을 같이 할 정도로 가까워진 것이다.   

    ◆ 윤승모와 박주원 증언 ‘누구 말이 맞을까?’

    지난 공판 과정을 통해 윤승모 전 부사장의 ‘1억 전달’ 주장은 변호인의 반대심문을 통해 주요 정황들이 사실과 다름이 밝혀졌다. 출입경로라고 밝힌 의원회관 1층 접견실쪽 출입구는 당시 공사 관계로 폐쇄된 상태였고 전달 장소로 지목한 의원실에 대한 설명도 일치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관련기사 참조>

    성 전 회장의 메모에 홍준표 1억이 들어간 것 역시 윤 전 부사장의 주장을 근거로 성 전 회장이 작성한 것이어서 메모 자체가 독자적인 입증력을 가진다고 보기 어렵다. 

    박 전 부시장의 증언에 대해 8월 12일 13차 공판에서 윤 전 부사장이 반론을 할 것으로 예상된다. 

    박주원 전 시장은 뇌물수수 등의 혐의로 2번이나 기소됐지만 모두 무죄 판결을 받았다. 

    2012년 6월경 성 전 회장과 함께 여의도 소재 한 사무실에서 5만원권으로 1억, 2억, 3원이 든 가방을 만들었다고 일부 언론을 통해 밝힌 내용을 확인했다. 

    이것이 사실이라면 ‘윤승모 1억 전달 주장이 배달사고로 의심된다’는 그의 증언은 상당한 신뢰를 갖게 되기 때문에 판결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이 때문에 검찰은 반대심문을 통해 “성 전 회장과 1억, 2억, 3억원이 담긴 돈 가방을 만든 사람이 본인이 맞느냐?”고 물었고 그는 “본 재판과는 관련이 없는 대선자금과 관련된 사안이어서 밝힐 수 없다”고 답변을 거부했다. 

    홍준표 지사의 진술이 예정된 마지막 13차 공판은 8월 12일 열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