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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진출처=연합뉴스



    "공천개혁(公薦改革)이 아닌 공천사화(公薦士禍) 아닌가?"


    20대 총선을 한달도 앞두지 않은 현재, 여야의 공천 심사가 막바지에 접어들었다.

    상향식 공천을 주장했던 김무성 대표와 그 측근들은 컷오프를 무난하게 피했으나 지난 15일 발표된 새누리당 공천심사에서 이재오 의원을 비롯한 유승민 의원의 측근들이 공천에서 대거 탈락되며 친박-비박을 둘러싼 논란이 가열되고 있다.

    그러는 와중 홍준표 경남도지사가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글이 화제가 되고 있다.

  • ▲ 16일 홍준표 지사가 자신의 페이스북에 게재한 글ⓒ홍준표 경남도지사 페이스북 발췌
    ▲ 16일 홍준표 지사가 자신의 페이스북에 게재한 글ⓒ홍준표 경남도지사 페이스북 발췌


    홍준표 지사는 16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여야의 공천정국에서 절망을 본다, 정당 지도자들 역시 자신만 살겠다고 몸부림 치는 것을 보니 정치무상을 느낀다"는 짧은 글을 게재했다. 이어 그는 "평생을 정치에 몸담아온 김종필 전 총재께서 하신 정치는 허업이라는 말씀이 다시금 생각난다"고 덧붙였다.

    '정치는 허업(虛業)'이라는 발언은 김종필 前 국무총리가 부인 박영옥 여사 별세 당시 조문객들에게 남긴 유명한 말로, 홍준표 지사가 16일 이 문구를 인용한 것은 현재 여야를 망라하고 벌어지고 있는 공천'개혁' 아닌 허무한 공천'사태'를 겨냥해 비판의 뜻을 내비친 것으로 풀이된다.

    현재까지 전국 253개 지역구 중 새누리당과 더불어민주당, 국민의당 3당의 대진표가 완전히 확정된 지역은 42곳에 불과하며 그 중 수도권이 28곳을 차지한다.

    총선을 목전에 두고 '공천 개혁'을 일으키겠다던 여야는 16일 현재 기준으로 현역 교체율 새누리 25%, 더민주 27%를 각각 보여주고 있다.

    이는 지난 19대 총선 당시 현역 교체율이 새누리 49%, 더민주 34%에 달했던 것에 대비하면 현저히 낮은 수치로 공천 개혁이라는 말이 무색하다는 평을 피해가기 힘든 비율이다.

    또한 새누리는 우선추천-단수추천 지역이 108곳, 시스템 공천을 주장했던 더민주는 전략공천-단수추천 지역이 159곳에나 달해, 공천 절차보다는 무조건적인 총선 승패나 혹은 당 내부 계파 이해만 따진 권력싸움이 아니냐하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그로 인해 현재 당내 공천 결과에 불복하는 일부 예비후보들의 반발과 탈당도 줄줄이 이어지고 있어 각 정당 안팎으로 잡음이 끊이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는 16일 오후 국회 대표 최고위원실에서 기자회견을 가지고 이재오-주호영 의원 등 비박계 의원의 컷오프 재고를 요구했으나 이한구 위원장은 "만장일치 결정"이라며 단번에 일축해 당내 갈등이 다시 재점화되고 있다.

    이밖에 더민주당 역시 거듭해서 발생하는 내부 불공정 논란으로 인해 '청년 비례대표 후보 선출 작업'을 16일 기준으로 잠정 중단한 상태다.

    이렇듯 복잡한 당 내부 관계로 인해 끊임없이 길어지는 여야 공천작업은 다음주에나 마무리될 것으로 전망돼, 총선이 채 한달도 남지 않은 현 시점에 20대 총선이 후보자 정책공약과는 무관한 '깜깜이 선거'가 될 수도 있다는 우려를 낳게 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