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남도가 재정건전성 저효율을 근거로 각종 공적 기금 중 13개 기금을 폐지하려 하자 일부 시민단체가 공익사업에 쓰일 예산 집행 근거가 사라진다며 반발하고 나섰다.경남도는 최근 19개 기금에 대한 재정상태와 운용성과를 분석해 존치 필요성이 낮은 13개 기금 폐지를 추진 중이라고 지난 22일 밝혔다.
이는 5천억원 규모인 19개 기금 중 1377억 수준인 13개 기금을 폐지하고 법정기금인 재난관리기금과 식품진흥기금, 자체기금인 남해, 거창대학 장학기금과 농어촌진흥기금, 투자유치진흥기금 등 6개 기금만 존치하기로 결정했다.
-
법정기금 중 중소기업육성자금과 청소년육성기금, 자활기금 등은 경남도 재량으로 폐지된다. 또한 남북교류협력기금은 국가 사무임을 이유로, 농업전문인력육성기금은 단체별 운용기금임을 이유로 폐지할 방침이다.
-
"이자율이 낮은 상황에서 매년 발생하는 이자로 운용하는 기금은 재정 운용상 효율성이 떨어져 폐지하고 도민 수혜가 많은 융자성 기금이나 법정기금은 최대한 유지하는 방향으로 추진한다.“고 경남도 관계자는 설명했다.경남도는 기금관련 조례에 대해 10월 중 조례규칙심의회의 심의 절차 거쳐, 11월에 개최되는 도의회 정례회에서 처리할 예정이다.
또한 “기금이 폐지되더라도 행정 연속성이 있기에 일반회계에서 기존 기금운용 목적에 따른 공익사업은 예산을 더 지원한다.”며 특히 양성평등기금의 경우 폐지됨에도 불구하고 내년에 올해보다 2천만 원이 늘어난 1억5천만 원이 지원된다고 경남도 관계자는 설명했다.
그러나 도가 최근 해당 조례 개정안 입법예고를 통해 폐지하기로 결정한 82억 원가량의 환경보전기금, 56억 원가량의 양성평등기금에 대해서는 각 시민단체의 반발이 거세게 일고 있다.
마.창.진 환경운동연합 임희자 정책실장은 "환경보전기금이 어렵게 만들어진 기금일뿐더러, 매해 책정되는 일반회계 예산으로 돌릴 경우 예산 지원 안정성을 가질 수 없다."며 강하게 항의했고 경남여성단체연합 김경영 공동대표는 "양성평등기금은 실효성보다 상징적 의미가 크기에 행정 편의 주의적 폐지에 공감할 수 없다."라고 지적했다.
하지만 이러한 시민단체들의 항의에 경남도 예산담당관실 박충규 예산1담당은 "미사여구에 가까운 그 상징성 때문에 수백억 원 넘는 돈이 은행에 사장돼 있어야 한다. 중요한 건 실효성 없는 기금을 없애 경남도의 실제 예산을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재반박했다.
더불어 박충규 예산 1담당은 "법이 개정되고 일몰제가 적용되면서 어차피 내년까지는 모든 기금을 통폐합해야 하는데 경남도는 재정건전화를 위해 한 해 먼저 폐지하고자 한다."며 "관련 법률에 근거해 운용이 의무화된 법정기금 중에서도 ‘재해구호기금‘은 비슷한 기능인 ’재난관리기금‘이 있기에 오히려 경남도가 정부에 먼저 폐지를 요청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