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해도 국제표준 허브로 도약해수부 이전 맞물려 해양수도 위상 강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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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국제수로기구(IHO) 인프라센터가 들어설 예정인 부산국제금융센터(BIFC) 3단계 부지 전경.ⓒ연합뉴스
부산이 마침내 대한민국 첫 국제해양기구를 품었다.부산이 국제수로기구(IHO)의 핵심 조직인 'IHO 인프라센터' 설립지로 최종 확정되면서 세계 해양지도 표준을 결정하는 중심 도시로 떠오르고 있다.정부가 해양수산부의 부산 이전을 추진 중인 가운데 이뤄진 이번 국제기구 유치는 부산을 명실상부한 '글로벌 해양수도'로 끌어올릴 계기가 될 전망이다.20일 해양수산부와 국립해양조사원 등에 따르면, IHO는 지난 16일(현지시간) 모나코에서 열린 제9차 이사회에서 인프라센터 설립지를 부산으로 결정했다.국내에서는 부산과 인천이 유치전에 참전했으나 부산의 해양산업 기반과 관련 기관 간 연계성, 인프라 경쟁력이 높은 평가를 받아 부산으로 최종 결정됐다.부산에는 한국해양과학기술원(KIOST)·한국선급·국립해양조사원 등 IHO와 협업 가능한 기관이 집적해 향후 국제표준 개발과 연구에 최적지로 꼽혔다. IHO 인프라센터는 내년 4월 IHO 총회의 회원국 승인을 거쳐 부산국제금융센터(BIFC) 내에서 공식 출범할 예정이다.IHO 인프라센터는 차세대 디지털 해도 표준(S-100) 상용화를 위한 연구, 운용 테스트, 국제표준 관리 등 핵심 업무를 맡는다.이는 단순한 해상지도 개발을 넘어 인공지능(AI)·빅데이터 기반의 3차원 해저지형·해류·조석·해양기상 등 동적정보를 통합한 '스마트 해도'의 국제 기준을 만드는 기관이다.특히, 국제해사기구(IMO)가 2029년부터 수주 선박에 디지털 해도 탑재를 의무화함에 따라 부산 인프라센터는 향후 세계 해운·해양산업의 기술표준을 선도할 거점이 될 전망이다.이번 유치는 해수부의 부산 이전 추진과 맞물려 시너지 효과도 기대된다. 정부는 해양수산행정 기능과 산업·연구 인프라를 부산으로 집적하는 전략을 추진 중이다.부산시는 국제기구가 들어서면 해양 IT, 자율운항선박, 해양장비 제조 등 관련 기업의 투자 확대와 국제회의 개최 등 경제적 파급효과도 클 것으로 내다봤다.부산시 관계자는 "IHO 인프라센터 유치는 부산이 단순한 해양산업도시를 넘어 글로벌 해양 데이터 표준을 선도하는 도시로 도약하는 상징적 사건"이라며 "국제기구 설립을 계기로 해양디지털산업과 첨단 해양기술기업이 부산에 더욱 활발히 진출할 수 있도록 행정적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말했다.1921년 모나코에서 설립된 IHO는 선박 항해 안전을 위해 각국 해양지도 표기법과 약자를 표준화하는 유엔 산하 국제기구다. 회원국은 설립 당시 19개국에서 현재 103개국으로 확대됐으며, 우리나라는 1957년 가입했다.IHO 인프라센터가 부산에 들어서면 한국은 세계 해양정보체계의 표준을 결정하는 중심축으로 자리 잡게 된다. 이는 향후 부산이 추진 중인 제4차 유엔 해양총회 유치에도 긍정적 영향을 줄 것으로 평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