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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도가 전국 최초로 재정위기에 대비, 내년부터 재정안정화 적립금 제도를 운용한다.
하병필 경남도 기획조정실장은 9일 오전 도청에서 브리핑을 갖고 “재정의 불확실성에 대비한 재원을 마련하기 위해 내년부터 세입 일부를 적립키로 했다"고 밝혔다.
경남도는 10일 ‘경상남도 재정안정화 적립금 설치 및 운용조례안’을 입법예고하고 12월 중 도의회 의결을 안건을 넘길 계획이다.
현행 예산제도로는 회계연도 독립의 원칙에 따라 그 해에 돈이 남아도 다 쓰도록 돼 있고, 돈이 모자라면 빚을 낼 수밖에 없다.
지난 20년간 경남도의 재정지표에 따르면 평균 5년 단위로 재정위기가 발생했다. 이 때마다 그 부족분을 메무기 위해 지방채를 발행했다.
지난 1998년 IMF외환위기 때 1489억원이 감소해 지방채 199억원을, 2003년 태풍매미로 인해 391억원 감소해 지방채 589억원을 발행했다.
또 2009년 국제금융위기로 1233억원 감소해 2423억원, 2012년 부동산·리스차량 취득세 감소 등으로 2090억원 감소해 지방채 2928억원을 발행했다.
도는 재정안정화 적립금 목표를 5년 내 1000억원으로 삼고 있다. 재정위기가 발생할 때 발행한 평균 지방채 규모를 감안한 것이다.
재정안정화 적립금은 매년 결산을 할 때 지방세나 순세계잉여금의 초과분이 발생할 경우 초과분의 일부를 적립하게 된다.
재정안정화 적립금 제도를 시행하는 지자체는 경남도가 처음이다.
올해 국가 총부채가 총 5000조원에 육박하고 선심성 사업 남발로 광역지방자치단체들이 평균 3조원에 달하는 빚을 지고 있는 상황에서 채무제로를 넘어서 흑자도정의 기반을 세운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는 게 경남도 측 설명이다.
일본의 경우 지방재정법에 모든 자치단체가 재정위기 극복을 위한 ‘재정조정기금’을 의무적으로 운영하도록 규정하고 있고, 미국도 경기침체 등을 대비해 현재 47개 주에서 ‘불황대비기금(Rainy day fund)’을 운영하고 있다.
하병필 경남도 기획조정실장은 “최근 저금리·저성장 기조, 사회복지비 급증 등으로 인해 재정운용의 유연성이 줄어들고 있다"면서 “많은 지자체가 선심성 사업 등으로 빚이 늘어나고 있지만 경남도는 재정안정화 적립금 조성을 통해 흑자도정을 운영하겠다”고 자신감을 보였다.
경남도 관계자는 "광역자치단체 최초로 채무제로를 달성한데 이어 전국 최초로 재정안정화 적립금 제도를 선도적으로 도입, 지자체 재정개혁의 롤모델로 자리 잡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