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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완종 리스트'와 관련해 이완구 전 국무총리가 2심 무죄 판결을 받음으로써 홍준표 경남도지사의 2심 재판에도 청신호가 켜질지 많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완구 전 총리는 성완종 전 경남기업 회장으로부터 불법 정치자금을 수수한 혐의로 기소돼 1심에서 징역 8개월에 집행유예 2년과 추징금 3000만원의 유죄 판결을 받은 바 있다.
서울고법 형사2부(이상주 부장판사)는 27일 열린 2심 재판에서 정치자금법 위반혐의로 기소된 이완구 전 총리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2심 재판부는 1심에서 증거능력으로 인정한 성완종 전 경남기업 회장이 자살하기 전 한 언론과 행한 인터뷰 녹취록의 증거능력을 인정하지 않았다. 또한 금품 공여자의 직접적 진술이 없는 상황이라는 점을 들었다.
재판부는 "성완종의 사망 전 인터뷰가 특별히 신빙할 수 있는 상태에서 이루어진 것어로 보기 어렵다"며 "공소 사실이 합리적 의심의 여지없이 증명됐다고 보기 힘들다"고 판시했다.
즉 형사소송법상의 특신상태를 인정하지 않은 것이다. 특신상태는 재판에 나와서 진술해야 할 당사자가 사망 등의 이유로 진술을 할 수 없을 경우 '특별히 신빙할 수 있는 상태'에서 했던 진술이나 작성된 문건 등에 한해 증거능력을 인정하는 것을 말한다.
이번 판결은 이완구 전 총리와 함께 '성완종 리스트' 진실게임을 벌이고 있는 홍준표 경남도지사의 정치자금법 위반 사건에도 작지 않은 영향을 끼칠 전망이다.
홍준표 지사는 성완종 전 회장이 자살하기 전 남긴 메모지에 소위 친박계 실세들과 더불어 '홍준표 1억원' 등의 내용이 적힌 메모 등을 근거로 작년 7월 불구속 기소된 바 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3부(재판장 현용선 부장판사)는 지난 8일 열린 1심 선고 공판에서 "성완종 전 회장의 사망 전 증언뿐 아니라, 돈 전달자로 지목된 윤승모 전 경남기업 부사장의 진술이 대부분 사실로 인정된다"며 홍 지사에게 유죄 판결을 내렸다.
이완구 전 총리의 2심 판결과 정반대로 성완종 전 회장의 특신상태를 인정함과 동시에 윤 전 부사장의 진술 모두를 근거로 들었다.
홍준표 지사는 지난 1심 재판 이후 "노상강도를 당한 기분이다. 돈은 엉뚱한데 줘놓고 왜 나한테 이러는지 내가 저승에 가서 성완종에게 진실을 물어보겠다"며 줄곧 자신의 무죄를 강하게 주장해왔다.
동시에 "윤승모 전 부사장이 돈을 전달했다는 시기도 맞지 않고, 돈을 가지고 왔다는 경로도 사실과 맞지 않는 등 여러 가지 문제가 있는데도 재판부가 납득하지 못할 주장을 전부 받아들여 유죄를 선고했다"며 재판부를 향한 불신을 강하게 내비치기도 했다.
이렇듯 '상급심에서 누명을 벗는데 집중하겠다'고 기존 입장을 밝혔던 홍 지사의 향후 재판에 27일 있었던 이완구 전 총리의 무죄 선고가 어떠한 영향을 끼칠지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한편, 무상급식 지원 중단 등의 책임을 물어 일부 시민단체와 야당으로 구성된 '홍준표 주민소환운동본부'의 주민소환 투표 청구가 지난 26일 경남도선관위에 의해 각하 결정나면서 홍준표 지사는 "앞으로 닥칠 어떠한 어려움도 극복해 갈 것"이라는 의지를 표명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