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가 30일 오후 부산 을숙도와 인근 낙동강 하구 등지를 방문해 "4대강 사업 후 낙동강 녹조 현상이 대폭 늘었다"고 주장했다.
이 날 더민주 최인호 부산시당위원장을 비롯해 부산-경남지역 국회의원들과 함께 부산 낙동강 통합 물관리센터를 방문한 문재인 전 대표는 "과거 낙동강 하류지역에만 발생하던 녹조 현상이 지금은 상류까지 대폭 확대됐다"며 "과거엔 일시적 현상이었던 녹조가 이제는 녹조라떼를 넘어 '잔디구장'수준이라고 한다"며 관계당국의 대책마련을 촉구하기도 했다.
이어 문 전 대표는 "DJ 정부 시절 팔당댐 상수원수가 갈수기에 1급수에서 2급수로 잠시 떨어질 때가 있었는데 그를 국가 비상사태로 규정하고 수질을 유지하기 위한 다양한 대책을 마련한 바 있다"며 "낙동강 유역 주민은 현재 4~5급수를 상수원수로 사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물론 올해 폭염과 인 성분 등으로 인해 녹조 현상이 더욱 심화된 부분도 있지만 4대강 보가 없는 곳은 깨끗하다"고 전하며 낙동강 수질 개선을 위해 하굿둑 상시 개방 검토 후 4대강 보 유지-철거 문제가 검토되어야한다"고 언급했다.
이에 현장 관계자는 "올해가 예년 여름 평균 온도에 비해 40도가 넘는 폭염이 지속됐고 8월 강수량이 평균에 못 미쳐 녹조가 더 심화됐다"고 설명하기도 했다. -
현재 4대강 사업으로 인한 녹조심화 현상을 주장하는 이들이 꼽는 것은 '4대강 보로 인한 유속 정체'다.
이 부분과 관련해 낙동강유역환경청 수생태관리과의 한 관계자는 "2015년 4대강 사업 조사평가위원회 보고서에 따르면 질소,인과 같은 영양염류와 일사량에 따른 수온 상승, 보 설치 등으로 인한 유속의 정체 등이 종합적으로 영향을 미쳐 녹조 현상이 발생한다"고 전하며 "단순 유속 정체만으로 인해 녹조가 심화되었다고 보기는 힘들다"고 전했다.
또한 '기존 낙동강 하류에서만 발생하던 녹조가 상류지역까지 확대됐다'는 주장에 대해서는 "4대강 보가 설치완료된 후인 2013년부터 남조류 세포수 등을 점검하는 조류경보제가 운영됐기 때문에 하류-상류 지역 어느 지점에서 녹조가 어떻게 발생했는지 객관적으로 비교할 수 있는 데이터가 없는 상황"이라고 덧붙이기도 했다.
녹조 현상이 단순히 4대강 사업으로 인해 더욱 심화되었다고는 볼 수 없다는 설명이다.
이와 관련해 지난 29일 홍준표 경남도지사는 "낙동강 녹조 발생의 원인을 잘 알지도 못하면서 일부 환경단체 등이 4대강 보를 헐어야 한다고 주장하는 것은 아주 무책임한 행동"이라고 꼬집은 바 있다. 홍 지사는 이 날 "4대강 사업으로 인해 매년 반복되던 홍수와 가뭄이 해소됐는데 여름 한철 발생하는 녹조만 부각되는 것은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며 녹조 발생 근본원인과 대책에 대해 국민들에게 제대로 알려야 하는 것이 우선"이라고 전하기도 했다.
한편, 야권에서 4대강 보 철거 문제가 언급됐던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충남 서부지역에 극심한 가뭄이 발생한 지난해 10월, 4대강 사업을 통해 저장됐던 금강 물을 방류해 이를 해결하자는 주장이 나왔을 당시 제1야당이었던 새정치연합은 가뭄해결과 전혀 상관없는 '4대강 보 철거' 국민예산마켓 제안을 구매하며 빈축을 산 바 있다.
이처럼 가뭄, 녹조현상 등을 비롯해 4대강 문제를 바라보는 여야 정치권의 시선이 정치색에 따라 다른양상을 띠고 있어 '낙동강 녹조'마저 정치공방전으로 이어지지 않을지 관심이 고조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