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3지방선거] 부산 격전지 리포트, 동래구청장 누가 뛰나

부산 동래구는 한때 '공천이 곧 당선'으로 불리던 부산의 대표적인 보수 텃밭이었다. 그러나 최근 몇 년 사이 정치지형이 요동치며 그 공식도 흔들리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의 지지율이 꾸준히 상승곡선을 보이면서 보수진영이 내부 결속을 다지지 못할 경우 승리를 장담하기 어려운 지역으로 변모했다.

이에 따라 과거처럼 공천만 받으면 이기는 구도가 아닌, 당내 분열과 조직관리 실패가 곧 패배로 이어질 수 있다는 위기감이 지역정가 전반에서 감지된다.

내년 지방선거가 다가오면서 특히 동래구에는 정치적 긴장감이 고조되는 모습이다. 보수세가 진한 동래구에서 국민의힘 후보군이 앞다퉈 출마 준비에 들어간 가운데, 내부 경쟁이 과열될 조짐이 보이면서 여야 모두 신중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먼저 거론되는 인물은 이진수 전 부산시의회의원이다. 재선 시의원으로 복지·환경분야에서 정책적 이력을 쌓아온 이 전 시의원은 행정경험과 지역 현안에 대한 이해를 두루 갖춘 인물로 평가된다.

현재로서는 이름만 거론되는 단계로 구체적 행보가 확인되지 않았지만, 보수진영에서는 '가능성 있는 후보'로 주목받고 있다.

본격적인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이는 권오성 전 부산시의회의원이다. 박관용 전 국회의장 보좌진 출신으로 부산시의회와 동래구의회에서 재선한 경력이 있으며, 최근 복당 절차를 완료하고 구청장 도전 의지를 다지고 있다. 내부적으로 조직 결속과 당내 기반을 정비하며 본선 레이스 출발선에 섰다는 평가다.

현직인 장준용 동래구청장은 기업가 출신으로 지난 선거에서 국민의힘 공천을 받고 당선됐다. 장 구청장은 안정성과 실물을 내세워 수성에 나설 준비가 돼 있다는 평가다. 그러나 동래구가 초대 구청장을 제외하고는 모두 단명한 전례가 있는 만큼 '변화 요구'에 직면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박중묵 부산시의회의원도 거론되지만, 지역 내 평가가 엇갈린다. 박 시위원은 생활형 정책과 현장 중심 의정활동에 강점을 보였지만, 지역 주민들과 직접적인 송사에 휘말린 데다 지역언론들과 관계도 원만하지 않아 동래구 당협 일각에서는 "부담이 될 수 있다"는 의견이 제기된다.

특히, 부산시의회의장선거 당시 같은 당 소속 의장을 공개적으로 비판하며 '내부 총질' 논란에 휩싸였던 점이 당내 결속에 부정적 영향을 미쳤다는 평가도 있다.

차기 구청장선거에서 국민의힘이 후보 단일화를 이루지 못하거나 내부 균열이 확대될 경우 반사이익을 얻을 수 있는 쪽은 더불어민주당이다.

민주당 측에서는 박성현 동래구지역위원장, 도용회 전 부산시의회의원, 김우룡 전 동래구청장 등이 거론되지만 박 위원장이 출마 의사를 밝히지 않아 외부 인사가 영입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동래구는 고령인구 비중이 높고, 전통적인 보수 기조가 강한 지역으로 평가받는다. 그러나 최근 신축 아파트 입주로 인구 유입과 동시에 중앙정치지형이 크게 변화하면서 당내 단결력과 후보 검증이 승부의 핵심 요소로 떠오르고 있다.

한 지역정계 관계자는 "유권자들도 더이상 당만 보고 투표하지 않는다. 이번 대선에서 민주당이 보여준 지지율 상승이 그 증거"라며 "갈등을 만드는 후보보다 구성원 간 이견을 조율할 줄 아는 리더형 인물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