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전망지수 66 기록, 2020년 이후 최저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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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제조업의 내년 1분기 경기전망이 코로나19 이후 최악의 수준으로 악화될 것으로 전망된다.부산상공회의소는 30일 지역 제조업체 251개사를 대상으로 진행한 '2025년 1분기 부산지역 제조업 경기전망지수(BSI) 조사' 결과를 발표하며, 경기전망지수가 66을 기록했다고 전했다.이는 2020년 3분기 이후 가장 낮은 수준으로, 지역 제조업이 다시 한번 심각한 위기에 직면한 것으로 풀이된다.내년 1분기 지역 BSI가 기준치 100을 크게 밑도는 '66'으로 나타난 가운데, 조사 대상 기업의 절반 이상이 내수(49.4%)와 수출(43.6%)에서 악화를 전망했다.이 같은 부진은 국내외 경제환경의 불확실성과 맞물려 있다. 내수 침체 장기화와 물가 변동성 확대, 보호무역주의 심화 등은 지역 제조업체들에 큰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특히 지역 제조업체의 62.9%가 올해 목표 영업이익에 미달할 것으로 전망했으며, 이는 전년 대비 17.1%p 증가한 것으로 내수 부진 장기화(68.4%)와 원자재 가격 상승(19.6%), 수출 부진(11.4%) 등이 주요 원인으로 꼽혔다.조선·기자재업처럼 대형 조선사 경기 호조로 실적 개선이 기대되던 업종에서도 원자재 가격 상승과 인력난으로 인해 경영난이 심화하는 것으로 나타났다.조사에 따르면, 지역 제조업체의 47.9%는 올해 투자실적이 목표에 미달할 것으로 예상했다. 주요 원인으로는 영업실적 악화(52.5%), 경기 둔화 우려(29.2%), 투자 비용 증가(16.7%) 등을 미달 요인으로 꼽았다.지역기업들은 내년 가장 큰 대내외 리스크 요인으로 물가 변동성 확대(36.7%)와 트럼프 2기 행정부의 통상정책(30.1%)을 지목했다. 이는 환율 상승으로 인한 물가 상승과 트럼프 행정부의 고관세정책이 수출 부진을 초래할 것이라는 우려에서 비롯된 것으로 분석된다.아울러 전·후방산업의 업황 부진과 중국산 저가 제품 유입 확대도 지역 제조업체들에 추가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경영부문별로 매출(75), 영업이익(73), 설비투자(79), 자금 사정(75) 등 모든 항목이 기준치(100)를 밑돌며 부진할 것으로 전망됐다.업종별로는 의복·모피(47), 자동차·부품(52), 섬유(60), 신발(60), 조선기자재(83), 화학·고무(88) 등 대부분 업종이 기준치에 미치지 못했고, 전기·전자(100)를 제외한 모든 업종이 부진한 상황을 보였다.지역 제조업체들은 내년 우리나라 경제성장률에 대해서도 매우 부정적 전망을 내놨다. 조사 대상 기업의 60.6%는 내년 경제가 마이너스 성장할 것으로 예상했으며, 이는 글로벌 보호무역주의 심화와 환율 변동성 확대에 따른 결과로 분석된다.부산상공회의소 조사연구팀 관계자는 "내수 침체와 환율 급등으로 지역기업들이 채산성 확보에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정부는 강도 높은 경기부양책과 외환당국의 환율 안정대책을 조속히 마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