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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강소희 학생이 제2연평해전 전적비에 있는 서해6용사 부조에 기억팔찌를 헌정하고 있다.ⓒ해군2함대 제공
    ▲ 강소희 학생이 제2연평해전 전적비에 있는 서해6용사 부조에 기억팔찌를 헌정하고 있다.ⓒ해군2함대 제공



    "월드컵만 알았지, 그 해에 서해에서 제2연평해전이 발발했다는 사실은 잘 몰랐어요, 칭찬을 바라고 한 것은 아닌데.. 신기하고 쑥쓰러워요."

    경남 김해의 한 여고생이 제2연평해전 전사자들을 추모하는 "제2연평해전 기억팔찌"를 만들어 그 판매 수익금 전액을 경기 평택 해군 2함대에 기증한 사실이 뒤늦게 세간에 알려져 큰 화제가 되고 있다.

    주인공은 바로 김해 제일고등학교 1학년에 재학중인 강소희(16) 양이다.

    소희양은 지난 7월 4일 토요일 친구 박수민(김해 경원고1)양과 함께 영화 '연평해전'을 관람하기 위해 영화관을 찾았다가 관람 도중 눈물을 펑펑 쏟고 말았다.

    영화를 보고 나온 뒤 진한 여운이 가시지 않았던 소희 양은 사람들이 제2연평해전을 어떻게 하면 오래 기억할까 하는 고민을 하다 '기억팔찌'를 만들기로 했다.

    모아두었던 용돈 20만원을 꺼내 ‘Battle of Yeonpyeong 20020629’ 라는 제2연평해전 발발일을 글귀로 새긴 하늘색 팔찌 200개를 전문제작업체에 주문했다.

    신세대답게 판매는 스마트 앱을 이용해 200개 중 120개 가량을 개당 2500원에 판매했다.

    또한 "2002년 6월 29일 연평해전 결코 잊지 맙시다. 당신의 따뜻한 마음에 감사합니다."라는 메모도 손수 써서 친구 수민 양과 함께 포장했다.

    이렇게 모인 수익금 37만4000원이라는 금액을 서해 북방한계썬(NLL)을 지키는 평택 해군2함대에 전액 기탁했다.

  • ▲ '소희나무'앞에서 기념촬영하는 강소희양ⓒ해군2함대 제공
    ▲ '소희나무'앞에서 기념촬영하는 강소희양ⓒ해군2함대 제공


    이에 해군 2함대는 소희양이 보내준 돈으로 작은 나무 화분을 사고 ‘소희나무’라는 팻말을 달아 고속정 장병의 생활관에 비치하고, 보답 차원에서 지난 12일 강 양과 가족들을 부대로 초청했다.

    박헌수(소장) 2함대 사령관은 소희 양에게 사령관 명의의 상장을 전달했다.

    이 날 행사에는 당시 참수리-357호정 승조원으로 제2연평해전에 참전했던 전창성(부사관 175기) 상사도 함께한 것으로 전해졌다.

    6.25 당시 월남하셨다는 할아버지께 이 소식을 알려드렸냐고 물으니 소희 양은 "너무 연로하셔서 이 소식을 제대로 전해드리진 못했다"며 "하지만 분명 좋은 일을 한 것이라 생각한다"고 수줍지만 당차게 대답하기도 했다.

    또한 팔찌 판매 수익금을 처음엔 연평해전 유족분들께 전달하면 어떨까 생각했는데 마땅히 그런 통로를 찾기 어려웠고 적은 금액일지라도 해군에 기탁하면 팔찌 제작 취지에 더 부합하지 않을까 싶어 해군2함대에 기탁했다고 덧붙였다.

    혹시 앞으로 이와 관련한 다른 계획이 남아있냐는 질문에 소희 양은 "남아있던 팔찌 80개 수익 금액은 현재 통장에 있는데 이것으로 다가올 크리스마스에 해군2함대에 조그마한 선물을 드리고 싶다"고 말했다.

    뒤늦게 알게 된 지난 2002년 발발한 제2연평해전에 대한 소감을 묻자, "영화 엔딩 크레딧에 천천히 올라가던 전사자 사진들을 잊을 수가 없다"며 반드시 잊지 않을 것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