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주성 방어시설 '대사지' 실체 밝혀졌다

진주성 방어시설인 해자(대사지)의 구덩이와 조선시대 후기 내부 뻘층 및 일제강점기 매립 기록이 발굴조사를 통해 확인됐다.

진주시는 26일 진주성 공영주차장에서 ‘진주성 대사지 정밀 발굴조사’ 현장보고회를 갖고 발굴 성과를 공개했다. 

이날 현장보고회는 발굴조사가 완료된 가운데 조규일 진주시장이 김법환 진주문화사랑모임 이사장을 비롯한 회원, 경상국립대 관련 전공자와 함께 참석해 발굴조사 결과를 듣고 진주성 대사지의 역사적 가치와 보존 관리의 중요성을 공유하면서 향후 정비·조성계획을 논의하는 자리였다.

발굴조사는 진주성 대사지의 잔존상태와 매립 과정을 명확히 밝히고, 향후 정비·조성계획 수립에 필요한 기초자료를 확보하기 위해 진행됐다. 

조사 결과 대사지가 만들어지기 이전의 구덩이와 조선시대 후기 대사지 내부 뻘층, 일제강점기의 매립 과정이 확인됐으며, 이 과정에서 자기·옹기·유리병 등 다양한 유물이 출토됐다. 

특히, 조사에서는 대사지가 인공적으로 조성한 것임이 고고학적으로 밝혀졌고, 대사지에 자생했던 것으로 추정되는 ‘연꽃 씨앗(연자)’도 60여 개를 수습하는 성과를 거두었다.

대사지는 적의 침입을 막기 위해 성 바깥쪽을 물길로 두른 방어시설로, 진주성의 경우 성벽을 따라 흐르는 남강이 남쪽을 방어했고, 대사지는 북쪽을 일차적으로 방어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진주성 대사지에 대한 기록은 ‘삼국유사’의 766년(신라 혜공왕 2년) ‘강주(현재의 진주) 관서에 대사라는 절의 동쪽 땅이 점점 꺼져 연못이 생겼다’는 구절이 남아있다.

이후 19세기 초 진주성도에 ‘응향정’이라는 정자와 수많은 연꽃이 핀 모습으로 그려져, 대사지는 방어 기능 외에 진주성의 경관을 더욱 다채롭게 꾸미는 역할을 했으나 일제강점기에 2차례에 걸쳐 매립되고 도시가 형성되면서 사라진 것으로 보인다.

이에 진주시는 대사지의 일부를 복원해 진주성의 역사적 가치와 문화적 의미를 더욱 높이고 관광자원으로 활용하고자 ‘진주성 대사지 조성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조규일 진주시장은 "대사지를 목적으로 정확하게 조사한 발굴지는 이 장소가 처음이며, 일제강점기 매립 기록을 실제 조사로 확인한 첫 사례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며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대사지를 조성해 시민들이 아름다운 대사지를 다시 볼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