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전기연구원 차승일 박사팀, 화재에 강한 ‘고효율 유연 태양광 모듈’ 개발태양광발전으로 도시에서 전기 자급자족 실현, 국제 학술지 표지논문 게재
  • ▲ KERI 전기변환소재연구센터 차승일·윤민주 연구팀이 화재에 강한 ‘도심형 고효율 유연 태양광 모듈’을 개발했다. ⓒKERI 제공
    ▲ KERI 전기변환소재연구센터 차승일·윤민주 연구팀이 화재에 강한 ‘도심형 고효율 유연 태양광 모듈’을 개발했다. ⓒKERI 제공
    한국전기연구원(KERI)은 전기변환소재연구센터 차승일 박사팀이 도시에서의 전기 자급자족을 실현할 수 있는 ‘신개념 태양광 모듈 기술’을 개발했다고 10일 밝혔다.

    차 박사팀이 개발한 신개념 태양광 모듈은 소재부터 구조까지 모든 것을 바꿔 도시 환경에 최적화될 수 있도록 유연성·안전성·효율성을 모두 확보했다.

    차 박사팀은 기존 비싼 강화 유리와 플라스틱으로 태양전지를 감싸는 적층 구조 형태에서 벗어나 실리콘으로 태양전지를 하나하나 밀봉한 뒤 서로 연결해 유연한 구조물이 되게 만들었다. 

    모듈의 전기적 연결 형태도 기존 직렬 연결이 아닌, 설치 환경에 따라 직렬과 병렬이 혼합된 하이브리드 방식이 가능하도록 하였다. 

    이는 수십년간 지켜지던 태양광 모듈 제조의 패러다임 자체를 바꾸는 생각이었고, KERI가 수년간의 연구 끝에 얻어낸 세계 최초의 결과다.

    대표적 친환경 에너지로 손꼽히는 태양광발전은 현재 영·호남지역에서 관련 설비가 급격히 늘고 있지만 생산한 태양광전기를 수도권 등 수요가 많은 지역으로 보내는 신재생에너지 전용 송전망은 상대적으로 부족해 에너지의 공유성 및 활용성 측면에서는 한계를 보이는 상황이다.

    이 같은 상황에서 도시 내부에서 태양광발전으로 전기를 생산해 활용하려는 시도가 늘고 있으나 도시는 태양광 인프라를 설치하기 위한 공간(구조물)의 형태가 워낙 복잡하고 다양해 발전 효율이 떨어질 뿐만 아니라 전류가 내부적으로 막혀(핫스팟) 발화 원인이 되기도 한다. 


  • ▲ KERI 전기변환소재연구센터 차승일·윤민주 연구팀이 개발한 ‘도심형 고효율 유연 태양광 모듈. ⓒKERI 제공
    ▲ KERI 전기변환소재연구센터 차승일·윤민주 연구팀이 개발한 ‘도심형 고효율 유연 태양광 모듈. ⓒKERI 제공
    신개념 태양광 모듈의 가장 큰 장점은 안정적인 출력 유지 및 안전성, 유연성이다. KERI 모듈은 기존 가연성 플라스틱을 난연 소재로 대체해 전기 절연성과 내구성이 높다. 또한, 직렬·병렬 혼합 구조는 태양광 모듈에 그늘이 지더라도 높은 출력을 유지해주고, 핫스팟 생성도 막아준다.

    신개념 태양광 모듈의 유연함은 종이 접기처럼 가능한 수준으로 도심 건물은 물론 벤치·차광막 등 다양한 곳에 부착할 수 있다. 뿐만 아니라거리의 보도블록이나 욕실의 타일 구조와 유사한 테셀레이션(모자이크) 구조를 적용해 도시에서의 활용성과 적용성도 높였다.

    KERI는 태양광 모듈에 일명 ‘해바라기형’ 신기술을 도입해 효율성도 높였다. 태양전지에 형상기억합금을 부착해 모듈이 태양을 따라가며 모양을 최적으로 바꾸면서 전기를 생산한다(Self-tracking). 

    이를 통해 기존 편평한 태양광 모듈 대비 하루 전력 생산량을 60% 이상 높일 수 있었다. 태양광 모듈에 별도의 시스템을 추가하지 않고, 일체형으로 태양 추적 방식을 구현한 것은 전 세계에서 유일하다.

    차 박사는 “우리의 기술로 도심 곳곳에서도 무한한 친환경 자원인 태양에너지를 통해 직접 전기를 자급자족하는 일상이 펼쳐질 것”이라며 “국가적 이슈인 탄소중립 실현과 에너지안보 강화에 크게 기여하게 될 것”이라고 장담했다.

    KERI의 이번 연구 결과는 우수성을 인정받아 영국 왕립화학회(RSC)가 발간하는 에너지분야 과학저널인 '지속 가능 에너지와 연료(Sustainable Energy & Fuels)’ 표지논문을 비롯한 총 5개 논문집에 게재됐다. 

    KERI는 미래 모빌리티인 무인 수송기(드론)에도 가볍고 효율적인 태양광 모듈을 적용하는 등 지속적인 연구를 통해 태양광발전의 활용 범위를 넓혀간다는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