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도 비교적 젊은 연령서 유방암·대장암 증가세유방암은 조기 검진, 대장암은 용종 제거가 중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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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적으로 50세 이하 젊은 나이에 발생하는 암이 79.1%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하버드공공보건대학과 에딘버러대학, 중국 저장의과대학 연구팀이 204개 나라에서 14~49세의 암 발생률 추세를 조사한 결과, 2019년에 326만 명의 암 환자가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1990년 대비 무려 79.1% 증가한 수치다.세계적으로 가장 흔한 젊은 암은 유방암이었으며 인구 10만 명당 13.7건이 발생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 연구에 따르면, 2030년까지 조기에 발병하는 암은 전 세계적으로 대략 30% 증가할 것으로 추정된다.국내에서도 비교적 젊은 나이에 암을 진단 받는 인구가 증가하고 있다. 국가암등록통계에 따르면, 국내 유방암 유병률은 30대와 40대에서 지난 20년간(2001~2020) 2배 이상 증가했다. 또 35~ 64세 여성인구 10만 명당 암 발생률은 유방암이 185명으로 가장 많았다.한국유방암학회에 따르면, 폐경 전에 발생하는 유방암의 비율이 낮은 서구에 비해, 한국에서는 40대 젊은 환자의 발생률이 높고 40세 이하 환자도 약 10.5%를 차지한다. 이는 서구에 비해 2배 이상 높은 수치다.또 서구여성의 경우 나이가 많아질수록 유방암이 많이 발생하지만, 한국여성의 경우 50대 초반까지 증가하다 그 이후 점차 감소하는 양상을 보였다.35~ 64세 남성에게는 대장암이 인구 10만 명당 74.7명으로 가장 많이 발생했다. 해외 연구 결과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20~49세 젊은 대장암 환자가 인구 10만 명당 12.9명으로, 조사 대상 42개국 중 1위를 차지하기도 했다.유방암과 대장암의 원인은 비슷하다. 잦은 음주와 흡연, 고지방·고칼로리 음식 섭취 및 운동부족, 유전, 과다한 가공식품 섭취, 환경호르몬 등이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추정된다.질병관리청의 2023 여성건강통계에 따르면, 여성의 연령대별 고위험 음주율은 25~34세, 35~44세에서 9.0%로 가장 높았고, 흡연율은 25~34세 여성이 10.3%로 가장 높았다.음주하면 에탄올이 몸에서 분해될 때 아세트알데히드라는 독성물질을 생성해 암 발생을 촉진하는데, 특히 매일 과음할 경우 대장암 발생률이 4.6배까지 상승한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우리나라 성인여성의 근력운동 실천율은 16.4%로 남성 32.7%에 비해 절반 수준이며, 유산소 신체활동 또한 남성의 87% 수준이었다. 남성의 경우에도 비만율이 2011년 35%에서 2021년 46%로 크게 증가했으며, 허리둘레가 90cm 이상인 남성인구 또한 27%에서 40%로 증가했다.의료계에 따르면, 비만일수록 용종 발생률이 높아져 암 발생 가능성이 커지고, 비만과 동반된 당뇨와 같은 대사증후군이 만성 염증을 유발해 암의 위험성을 높인다.유방암과 대장암의 예방법도 유사하다. 규칙적인 운동과 신선한 채소 섭취는 두 가지 암을 예방하는 데 좋은 방법이다. 암 예방을 위해 1주일에 3일 이상, 한 번 할 때 30분 이상 꾸준히 운동하는 것이 도움이 되며 채소와 과일을 충분히 섭취하는 것이 좋다.유방암은 조기 발견이 가장 중요하다. 이온복 동남권원자력의학원 유방질환외과장은 "40세 이상은 반드시 국가검진인 유방 촬영을 시행하고 '치밀유방' 소견이 있으면 초음파 검사를 해야 한다"며 "가족력이 있으면 40세 전이라도, 가족이 진단 받은 나이보다 5년 먼저 검사를 받는 것이 좋고, 생리 시작부터 5~7일에 스스로 유방을 만져 멍울 등 이상 증상이 발견되면 즉시 유방 전문의를 찾아가 검사하고 진단을 받아야 한다"고 조언했다.대장암은 용종만 잘 제거해도 대부분 예방이 가능하다. 이하영 동남권원자력의학원 혈액종양내과장은 "대규모 연구(National polyp study at 40)에 따르면, 대장암은 용종만 제거해도 암의 76%~90%를 예방할 수 있다"며 "복통, 배변 습관 변화, 소화불량, 복부팽만과 같은 소화기 증상이 지속되거나 항문 출혈, 빈혈과 같은 증상이 있으면 젊더라도 대장내시경 등의 정밀 검진을 받아보는 것이 좋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