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고위원, 강석호 우세 속 '경상도 사위' 정용기 약진

새누리당 8·9 전당대회를 앞두고 영남권에서 첫 합동연설회가 열린 가운데, 이 권역 출신인 강석호 의원이 우세를 보였고 '경상도 사위'를 자처한 정용기 의원도 좋은 평가를 받았다. 남성 최고위원 후보자 중 유일한 수도권 출신인 함진규 의원도 자신의 강점을 잘 부각했다는 평이다.

이번 전당대회부터 당대표와 별도로 분리 선출되는 최고위원 경선은 현재까지는 여론의 관심에서 다소 벗어나 있던 게 사실이었다.

31일 경남 창원실내체육관에서 만난 대의원과 책임당원들도 최고위원 경선에 대해서는 "아직 (지지 후보를) 결정하지 못했다"며 "면면을 잘 알지 못하기 때문에, 연설을 듣고 결정해야 할 것 같다"는 반응을 보였다.

이같은 상황 속에서도 '당대표급 최고위원' 후보로 거론되며 최다 득표로 수석최고위원을 노리고 있는 강석호 의원은 우레와 같은 환호와 함성 속에서 합동연설회를 진행해, 참석한 당 관계자들을 놀라게 했다.

강석호 의원의 연설 순서가 되자, 무대에서 바라볼 때 오른편에 모여 있던 강석호 의원의 지지자들은 일제히 피켓을 들고 자리에서 일어나 "강석호"를 연호했다. 단하에서 최고위원 연설을 듣고 있던 5인의 당대표 후보들도 깜짝 놀라 고개를 돌리고 입을 벌려 바라볼 정도로 엄청난 환호성이었다.

이같은 환호를 받으며 등단한 강석호 의원은 "이렇게 참석해준 우리 선배 당원 동지 여러분에게 감사 말씀드린다"고 감사의 뜻을 표했다.

강석호 의원은 "새누리당의 4·13 총선 참패의 원인은 당내의 진박(眞朴) 논란, 막말 파동, 막가파식 공천 사태로 국민과 당원들에게 철저하게 외면당했기 때문"이라며 "대통령까지 거론하며 호가호위한 녹취록 사건은 다시 우리를 경악케 하고 실망시켰다"고 운을 뗐다.

그러면서 "이제 더 이상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재발방지대책을 만드는 일을 내가 하겠다"며 "당내 갈등을 해결하고 당을 혁신하며 재건하는데 실무적인 역할을 하는 최고위원이 되겠다"고 자처했다.

8인의 최고위원 후보자 중 마지막 순서로 연단에 오른 강석호 의원의 5분 간의 연설 도중에는 8번의 박수와 환호성, 후보자 연호가 나와 최고위원 연설회의 대미를 장식하기에 부족함이 없었다는 평을 받았다.

"충청도 출신이지만 내 아내는 경북 포항에서 나서 대구와 부산에서 컸다"며 '경상도 사위'를 자처한 최고위원 후보자 정용기 의원도 좌중의 열렬한 호응을 이끌어냈다. 정용기 의원은 흰 반팔티를 맞춰 입은 젊은 청년 당원들로부터 큰 함성과 함께 강력한 지지 의사를 받아 눈길을 끌었다.

정용기 의원은 "우리가 하지 말아야 할 것은 계파 싸움"이라며 "계파 싸움에는 이제 넌더리가 난다"고 꼬집었다.

이어 "나 정용기는 이 땅 위의 자랑스런 산업화 세력과 민주화 세력이 역사적으로 화해한 민자당 공채 1기로 정치를 시작했다"며 "친박~비박이 생겨나기 훨씬 전부터 이 당에 몸을 담은 것"이라고 강조했다.

나아가 "친박도, 비박도 아닌 친국민계 정용기와 함께 이 당을 확 바꾸자"며 "다가오는 대선에서 승리하고, 우리 조국 대한민국을 정말로 정의롭게 정말로 살맛나게 확 바꾸자"고 지지를 호소했다.

6명의 최고위원 후보자(2명의 여성최고위원 후보자 제외) 중 유일한 수도권 출신인 함진규 의원도 차분하게 자신의 정견을 잘 풀어냈다는 평가를 받았다.

지난 29일 당대표 후보자 이주영 의원의 출정식에 내빈으로 참석해 축사를 하면서 연대를 '공식화'한 함진규 의원은 이날도 이주영 의원의 배우자와 나란히 서서 창원실내체육관에 입장하는 당원·대의원들에게 인사를 해 눈길을 끌기도 했다.

"당을 사랑하는 여러분에게 큰절을 한 번 올리고 유세를 시작하겠다"며 넙죽 큰절로 연설을 시작한 함진규 의원은 "내 지역은 20여 년 동안 새누리당 후보가 단 한 번도 당선되지 못한 야당 텃밭"이라며 "18대 낙선의 아픔을 딛고 19대 총선에서 전국 새누리당 당선자 중 최소인 202표차로 당선된 뒤 20대 총선에서 5000표 이상의 압도적 표차로 당선됐다"고 자신을 부각시켰다.

이어 "이 모든 것은 서민의 슬픔과 아픔을 알고 귀기울이며 실천에 노력한 결과"라며 "사람들은 새누리당을 '부자 정당'이라고 하지만 나는 상가주택 23평에 거주하는 서민"이라고 담담히 토로했다.

그러면서 "20년 야당 텃밭에서 새로운 시작을 준비했듯이 국민 마음 속에서 멀어져가는 새누리당을 되살리기 위해 국민과 당원의 절박함을 헤아리며 귀로 듣고 발로 뛰겠다"며 △당원이 대접받는 합리적 정당 △국민 삶과 직결되는 경제민생법안 최우선 처리 △모두가 공감할 수 있는 공천제도의 대대적 개혁을 약속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