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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원시가 우리나라를 최초로 방문한 서양인 천주교 신부를 기념하는 '세스페데스 공원'을 개장했다.
창원시는 30일 진해구 남문동에 소재한 세스페데스 공원에서 안상수 창원시장, 주한 스페인 대사를 비롯한 7개국 대사들과 마산교구청 교구장, 시의원, 언론 및 기관단체장, 지역주민 등 3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공원개장식을 가졌다.
'세스페데스 공원'은 1593년 12월 서양인으로는 처음 조선땅(진해구 사도마을)을 밟은 스페인 세스페데스 신부의 역사적, 문학적, 교회사적 의미를 되새겨 조성한 것으로서 1993년 9월 스페인 정부에서 '세스페데스 신부 방한 400주년'을 기념해 옛 진해시에 기증한 청동 기념비가 설치되어 있던 남문지구 1호 근린공원을 스페인풍으로 재단장한 것으로, 이에 따라 공원이름을 세스페데스 공원으로 명명했다.
이는 지난 2월 창원시를 방문한 곤살로 오르티스 스페인 대사가 "16세기 문호가 닫혀있던 한국에 첫발을 디딘 세스페데스 신부의 역사적 의미를 매우 가치 있게 생각한다"면서 공원 외곽에 설치되어 있던 기념비를 중앙에 옮겨 단장해 주기를 요청한 데 대해 창원시가 여러 가지 사항을 고려해 다시 조성한 것이다.
※ 세스페데스 공원의 전체 부지면적은 1만 4129㎡이며, 이 번에 재단장 면적은 3200㎡이다.
스페인 국토를 형상화한 회양목과 팬지, 스페인풍의 석재 앉음벽을 설치해 정원을 조성했고, 공원입구 가벽을 이용해 왼편에는 세스페데스 신부 입국 광경을 황동 조형물로 재현해 오른편에는 스페인에서 직접 제작해서 보내온 스페인어 공원명칭이 새겨진 타일과 스페인을 상징하는 건축물, 문화 등을 그림 타일로 표현했다. -
이날 참석한 곤살로 오르티스 주한 스페인대사는 "오늘부터 앞으로 우리 모두가 한국 땅에서 절대 잊을 수 없는 장소가 생겼다. 막강한 산업시설과 바다와 맞닿아있는 그리고 세스페데스 신부의 발자취가 있는 창원시는 바로 오늘날 한국사회의 최고의 본보기라고 생각한다"면서 "세스페데스 공원 조성과 개장을 결정내린 창원시에 감사하다"고 소감을 밝혔다.
안명옥 천주교 교구장은 "웅천 왜성의 잔허와 함께 이곳에 마련된 세스페데스 신부기념 공원이 지니는 의미는 단순히 왜군의 침략적 야욕이 조성한 부정적 조형물로 그치지 않고, 민족의 쓰라린 고난 속에 드리워진 하느님 진리의 손길이 어둠을 뚫고 드러나는 긍정적인 함의를 머금은 소중한 문화유산으로 우뚝 서 있는 것"이라고 밝혔다.
안상수 창원시장은 "이 공원이 지역주민들에게는 즐거운 휴식처가 되고, 아울러 국내외 탐방객과 신도들에게도 매우 의미 있는 장소가 될 것이며, 세스페데스 기념비와 이색적인 볼거리는 스페인을 상징하는 우리나라 대표공원으로 자리매김 할 것이라 생각한다”면서 “앞으로 이 공원 속에 스페인의 문화를 더욱 가미하고, 특색 있는 공원으로 조성해 세계적인 관광명소로 발전시켜 나가겠다"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