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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인권실태 조사를 위한 유엔 현장사무소가 다음달 서울에 설치될 예정인 가운데, 시민사회와 탈북자, 정치인 등이 한자리에 모여 ‘올바른 북한인권법’ 통과를 촉구했다.
올바른북한인권법을위한시민모임(이하 올인모)과 한반도인권과통일을위한변호사모임(상임대표 김태훈, 이하 한변)은 3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 정문 앞에서 북한인권법 제정을 촉구하는 제17차 화요집회를 열었다.
이날 집회에는 김문수 새누리당 보수혁신위원장, 같은 당 조명철·한기호 의원, 북한 정치범 수용소 출신 탈북자 등 100여명이 모여, 무게감을 더했다.
특히 이날 회요집회 참석자들은, 북한인권법의 핵심 규정에 대해 부정적 반응을 보이고 있는 새정치민주연합의 행태를 거세게 비판했다.
참석자들은 "북한인권에 관한 새정치민주연합의 행태는 북한인권의 참상에 분노하는 국내외 여론을 무시하는 반인권적 처사"라며, 2월 중 임시국회에서 반드시 원안대로 북한인권법을 통과시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변과 올인모는 지난해 10월 14일부터 매주 화요일마다 국회 앞에서 북한인권법 제정을 위한 집회를 열어 오고 있다.
김문수 위원장은 “이미 지난해 12월18일 제69차 유엔총회에서 유엔안보리가 북한지도부를 국제형사재판소에 회부할 것을 권고하는 결의안을 채택했다”며, “전세계 여러나라가 자국의 북한인권법을 통과시켰는데 북한 동포들의 인권 해방에 가장 앞장서야 할 대한민국 국회는 아직도 북한인권법을 통과시키지 않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그는 “국회 건물을 아무리 훌륭하게 잘 지어도 국회의원이 양심없고 할 일을 하지 않는다면 무슨소용이 있겠느냐”고 반문하면서, “좀 과격히 들릴 수 있지만 북한인권법에 반대하는 의원들에 대해서는 시민사회에서 낙선운동을 벌여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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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명철 의원은 “김문수 위원장이 국회의원 시절 초안을 만든 북한인권법을 후배의원들이 아직도 통과시키지 못하고 있어, 국회의원이라는 것이 부끄럽다”며, “북한인권법 제정으로 김정은을 비롯해 사람의 탈을 쓰고 인권을 유린하는 부역자들을 법으로 처벌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부모의 고향이 이북이라고 밝힌 한기호 의원은, “부모님에게서 김일성 치하 인권유린의 참상을 듣고 자랐고, 북한에 대해 누구보다 많은 공부를 했다”며, “민족을 살리기 위한 북한인권법이 국회에서 발목잡혀 있는데 북한 수용소의 참상을 알리고 인권단체들이 압박을 가하는 등 힘을 합쳐 함께 가야 한다”고 말했다.
요덕정치범수용소에서 10여년간 수감생활을 한 <나는 성혜림의 친구였다>의 저자 김영순씨는 “히틀러가 20세기에 만든 수용소보다 더 악랄한 수용소가 북한에 존재하고 있다”며, “대한민국 국회가 북한인권법을 통과시키지 못하고 있는 현실이 가슴 아프다. 반드시 북한인권법을 통과시켜야 한다”고 호소했다.
이소연 뉴코리아여성연합 대표는 “현재 북한 주민들은 꽃제비가 돼 굶어죽거나 탈북이라는 위험한 길을 선택해 중국 등에서 인권을 유린당하고 있다”며, “야당은 김정은에게 먹을 것과 돈을 퍼주면서 인권법을 만들자고 하는데 어떻게 김정은을 그냥 두면서 북한 주민의 인권을 말할 수 있냐”고 분노했다.
한편 올인모는, 법률소비자연맹이 지난달 6일 실시한 전국 시민·학생 2,325명의 법의식에 관한 대면 조사결과, 북한인권법 제정에 찬성하는 비율이 68.95%, 반대는 18.41%로 나타났다며 북한인권법 제정의 당위성을 주장했다.
나아가 “충남도의회와 속초시의회, 대구시의회, 울산시의회, 청주시의회, 부산시의회 등 전국의 지방의회들도 속속 북한인권법 제정 촉구 결의안을 채택했다”며, “오는 3월 유엔 현장사무소가 설치돼 국제적 망신을 당하기 전에 2월 임시국회에서 올바른 북한인권법을 제정해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