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수원 평가서 87.11점 받아 경주 앞서주민 수용성·사업 추진 여건 등 종합 평가2030년 착공 목표…부산 원전산업 새 전기
  • ▲ 부산 기장군이 대한민국 첫 혁신형 소형모듈원자로 건설사업의 최종 부지로 선정됐다.ⓒ정동만 의원실.
    ▲ 부산 기장군이 대한민국 첫 혁신형 소형모듈원자로 건설사업의 최종 부지로 선정됐다.ⓒ정동만 의원실.
    부산 기장군이 대한민국 첫 혁신형 소형모듈원자로(i-SMR) 건설 부지로 최종 낙점됐다. 경북 경주시와의 경쟁 끝에 사업을 유치하면서 부산이 차세대 원전산업의 핵심 거점으로 도약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18일 한국수력원자력과 지역 정치권에 따르면 한수원 신규원전 부지선정평가위원회는 전날 혁신형 SMR 건설사업 최종 부지로 부산 기장군을 선정했다.

    기장군은 종합평가에서 87.11점을 받아 84.56점을 기록한 경주시를 제치고 최종 후보지로 선정됐다. 업계에서는 양 지역 모두 원전 운영 경험과 기반시설을 갖춘 만큼 주민 수용성이 사실상 승부를 가른 요인으로 보고 있다.

    실제 기장군은 이번 평가에서 주민 수용성 부문에서 높은 점수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5월 지역 5개 읍·면 191개 마을 이장들이 참여한 'i-SMR 기장군 자율유치 추진위원회'가 출범한 데 이어 주민 설명회와 홍보 활동이 이어지면서 지역 내 유치 공감대가 형성됐다는 평가다.

    기장군의회도 지난 3월 SMR 유치 동의안을 만장일치로 통과시키며 힘을 보탰다. 기장군 역시 전담 태스크포스(TF)를 꾸려 고리원전 내 한수원 유휴부지의 활용성과 사업 효율성을 적극 설명해왔다.

    정동만 국민의힘 의원도 주민 수용성 확보에 상당한 공을 들인 것으로 알려졌다. 정 의원은 지난해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로 상임위원회를 옮긴 뒤 고리원전 현안과 신규 SMR 유치 문제를 지속적으로 챙겨왔으며, 올해 2월에는 국회에서 주민 간담회를 열어 지역 의견을 수렴했다. 최근까지도 원전 입지 담당 부처와 접촉하며 주민들의 유치 의사를 전달한 것으로 전해졌다.

    SMR은 기존 대형 원전에 비해 규모를 줄이고 안전성을 높인 차세대 원전이다. 전력 수요가 급증하는 인공지능(AI) 산업과 데이터센터 시대의 핵심 에너지원으로 주목받고 있다. 특히 탄소중립 달성을 위한 현실적인 무탄소 전원으로 평가받으면서 세계 각국이 기술 개발 경쟁에 나서고 있다.

    기장은 이미 고리원전을 비롯해 수출용 신형연구로, 중입자가속기 구축사업, 전력반도체 특화단지 등 에너지·첨단산업 인프라가 집적된 지역이다. 여기에 대한민국 1호 SMR까지 들어서게 되면서 차세대 원전산업 클러스터 구축에 한층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사업은 오는 2028년까지 표준설계인가를 받은 뒤 주민 의견 수렴과 인허가 절차를 거쳐 추진된다. 목표 일정은 2030년 착공, 2035년 상업운전이다.

    지역에서는 SMR 건설을 계기로 원전 기자재 산업과 연구개발(R&D), 전문인력 양성 등 연관 산업이 확대되면서 지역경제에도 적지 않은 파급효과를 가져올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기장을 지역구로 둔 정동만 국회의원(국민의힘)은 "주민 수용성이 최종 후보지 선정의 핵심 변수라고 판단했다"며 "군민들의 적극적인 유치 의사를 관계기관에 지속적으로 전달한 것이 좋은 결과로 이어졌다"고 말했다.

    기장군 관계자는 "대한민국 첫 혁신형 SMR 사업이 성공적으로 추진될 수 있도록 모든 행정 역량을 집중할 계획"이라며 "부산이 미래 원전산업의 중심지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