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보다 내수기업 부진 심화… 전 업종서 어려움 예상
  • ▲ 분기별 BSI 실적 및 전망 추이.ⓒ부산상공회의소
    ▲ 분기별 BSI 실적 및 전망 추이.ⓒ부산상공회의소
    부산 제조업의 경기 전망이 6분기 연속 기준치를 밑돌며 경기 악화 우려가 커지고 있다.

    15일 부산상공회의소가 지역 제조업 250개사를 대상으로 실시한 '2024년 4분기 부산지역 제조업 경기전망지수 조사'에 따르면, 제조업 경기전망지수(BSI)는 81을 기록해 기준치인 100을 크게 하회했다.

    이는 고금리, 고물가, 내수 부진, 중동 정세 불안 등 대내외 경영환경의 불확실성이 지속되며 경기 회복 기대감이 낮아졌기 때문이다.

    형태별로는 수출기업이 98로 상대적으로 양호한 반면, 내수기업은 76으로 나타나 내수 부진이 수출기업 대비 더 심각한 수준인 것으로 조사됐다. 이는 가계부채 증가와 소비 위축 등의 요인이 내수기업의 경기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 것이다.

    업종별로는 화학·고무(115)와 조선·기자재(100)를 제외한 대부분의 업종에서 경기 부진이 예상된다. 특히 신발(67), 의복·모피(67), 음식료품(60) 등 소비재 업종은 원자재가 상승, 물류비 증가, 소비 심리 위축 등으로 큰 어려움을 겪는 것으로 조사됐다.

    전기·전자(95) 업종은 AI 등 신산업 투자 확대에 따른 3분기 실적 호조에도 수요 둔화와 환율 변동 우려가 지속되면서 4분기에는 약보합세가 예상된다.

    부산지역 제조업체의 52%가 올해 목표 실적을 달성하기 어려울 것으로 전망했다. 이는 전년 대비 4.4%p 증가한 수치로, 유가 및 원자재가 변동, 금리 인하 지연 등 경영 환경의 부정적 요인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경영부문별로도 매출(82), 영업이익(83), 설비투자(90), 자금사정(90) 등 전 부문에서 지수가 기준치 아래로 나타났다.

    최근 재부각된 지정학적 리스크에 대해 조사에 응한 기업의 60%는 그 필요성을 인식하고 있으나 실제로 대응하고 있는 기업은 7.6%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환율 변동, 에너지 조달 비용 증가, 원자재 수급 어려움 등으로 이어지는 위험에 대한 예측의 어려움과 신규 판로 개척 문제, 가용 자금의 한계 등이 이유로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부산상공회의소 기업동향분석센터 관계자는 "내수 부진의 장기화와 지정학적 리스크로 인해 부산지역의 전·후방산업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내수 진작뿐만 아니라 지역기업들이 대내외 리스크에 대비할 수 있도록 신규 판로 개척 지원 등 적극적인 정책적 지원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