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 정치권 "우려 해소되지 않으면 결코 좌시 않을 것"
  • ▲ 고려아연 로고.ⓒ고려아연
    ▲ 고려아연 로고.ⓒ고려아연
    MBK파트너스가 고려아연의 경영권을 확보하기 위해 공개 매수를 추진하는 가운데 울산지역 정치권과 주민들이 강력히 반발하고 나섰다.

    고려아연은 지난 50년간 울산지역 경제와 고용 창출에 크게 기여해온 향토기업으로, 이번 경영권 분쟁이 지역사회에 미치는 여파가 상당할 것으로 전망된다.

    울산 울주군 출신 서범수 국회의원과 이순걸 울주군수, 지역 시·군의원들은 20일 공동성명을 내고 MBK파트너스의 고려아연 공개 매수에 심각한 우려를 표명했다.

    이들은 특히 지역 고용과 신사업 투자의 축소 가능성을 경계하며 "사모펀드의 특성상 단기 이익을 추구하는 과정에서 구조조정과 일자리 감소가 뒤따를 수 있다"고 지적했다.

    고려아연이 울산 온산제련소와 호주에서 수소·풍력 등 신재생에너지 사업을 추진 중이라는 점을 들어 이번 공개 매수가 이러한 신사업에 제동을 걸고 일자리 감소로 이어질 가능성도 제기했다.

    이들은 "고려아연은 비철금속분야에서 세계 1위 기업으로 전자전기·반도체·자동차·조선 등 주요 산업에 필수적인 아연과 은을 공급하며 국가 기간산업에 큰 역할을 하고 있다"면서 "지역정치권은 "MBK파트너스가 고려아연의 경영권을 장악하게 되면 핵심 기술 유출과 국가 기간산업 붕괴로 이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산업적 동맹의 와해도 우려된다. 고려아연은 현대차·한화·LG화학 등과 신재생에너지와 배터리 동맹을 맺고 있다. 고려아연은 2분기 영업이익만 2687억 원을 기록하며 98분기 연속 흑자를 내는 등 안정적인 수익을 내고 있다. MBK파트너스는 과거 중국기업에 국내 기업을 매각한 전력이 있어 중국을 비롯한 해외로의 매각 가능성에 대한 지역사회의 우려가 크다.

    이들은 "사모펀드의 목적이 기업가치 상승을 통한 차익 실현에 있다는 점에서, MBK파트너스의 고려아연 공개 매수가 국부 유출로 이어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고려아연의 온산제련소에서 운반되는 유독 화학물질인 황산을 둘러싼 온산선 문제도 떠올랐다. 영풍 측은 거래거절금지가처분신청을 제기하며, 온산선 폐지 계획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이들은 "고려아연이 앞으로도 고용 창출과 투자 확대를 지속할 수 있도록 모든 노력을 다할 것"이라며 "이번 네 가지 우려 사항이 해소되지 않을 경우 결코 좌시하지 않을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