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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 내 약속 잘 지켰지예, 이만하면 내 잘 살았지예, 근데 내 진짜 힘들었거든예”
온 가족이 모여 축제를 벌이는 가운데 홀로 쓸쓸히 자기 방에 앉아 돌아가신 아버지에게 던지는 영화 ‘국제시장’의 주인공 덕수의 대사이다.
한국전쟁 이후부터 현재까지 격변의 시대를 관통하며 살면서 평생 단 한 번도 자신을 위해 살아본 적 없는 우리 시대 아버지 ‘덕수’의 마지 막 대사는 영화 내내 울었던 관객의 눈물샘을 한 번 더 자극한다.
국제시장이 12일 천만관객을 바라볼 정도로 소위 대박을 치면서 영화 속 ‘덕수’이자 ‘영자’였던 파독광부와 간호사들이, 귀국 후 삶의 터전으로 삼고 있는 남해 독일마을이 새롭게 조명을 받고 있다.
남해군에 따르면, 겨울철 관광비수기임에도 불구하고 독일마을과 파독전시관을 찾는 관광객들이 급격히 늘어, 파독전시관 1주일 평균관람객이 약 1,500여명이었던 것이 영화 개봉 이후 주일 평균 5,000여명의 관광객이 몰리고 있다.
독일 마을은 남해군 삼동면 물건리 양지바른 곳으로, 약 15년 전 조국근대화를 위해 1960년대 고국을 떠나 외화벌이에 나섰던 파독광부와 간호사들은 이후 독일 정착 했으며, 고국을 그리워하는 마음이 간절했었다.
남해군은 이들의 간절함을 이해해 지난 2000년부터 수차례에 걸쳐 독일 베를린 등지에서 현지 설명회를 개최하고 독일마을 입주민 모집과 부지 매입 등 공공시설을 조성했으며, 반세기 만에 백발이 되어 돌아온 이들은 이곳에 손수 집을 짓고 살고 있다.
이곳은 그림 같은 절경을 자랑하는 물건항을 앞에 두고, 주황색 기와와 하얀색 벽의 독일식 주택을 새웠고, 아름다운 정원들과 이국적인 마을을 구경하기 위해 사람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고 있어 남해군의 대표 관광지가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