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좌진은 증거인멸 기소됐는데… 전재수는 "수사 종결"만 반복
  • ▲ 박형준 국민의힘 후보가 26일 열린 부산시장 후보 TV토론에서 전재수 더불어민주당 후보를 향해 명품 시계 수수 의혹과 관련한 해명을 요구하고 있다.ⓒKBS부산 방송 캡쳐
    ▲ 박형준 국민의힘 후보가 26일 열린 부산시장 후보 TV토론에서 전재수 더불어민주당 후보를 향해 명품 시계 수수 의혹과 관련한 해명을 요구하고 있다.ⓒKBS부산 방송 캡쳐
    지난 26일 밤 열린 부산시장 선거 마지막 TV토론에서 전재수 더불어민주당 후보는 자신을 향한 도덕성 검증 요구를 "이미 수사가 종결된 사안"이자 "법 기술을 이용한 흑색선전"이라고 규정했다. 그러면서 "문제가 있었다면 국회의원직을 사퇴하고 출마했겠느냐"는 호통도 덧붙였다.

    수사종결과 자신의 '출마 행위' 자체를 결백의 증표처럼 내세운 셈이다.

    그러나 전 후보가 당당하게 휘두른 '수사 종결'이라는 방패의 실체를 법리적 팩트로 해부해보면 그의 호통은 얄팍한 논리적 모순에 직면한다.

    지난 4월 검·경 합동수사본부(합수본)가 내린 처분의 핵심 사유는 무죄가 아닌 '공소권 없음'이었다. 합수본은 수사 결과 브리핑에서 2018년 8월 통일교 측이 785만 원 상당의 까르띠에 시계를 구입해 전 후보에게 전달한 의심 정황과 날짜, 장소를 모두 특정했다.

    전 후보의 지인이 이 시계를 받아 수리점에 맡긴 물증까지 확인했다. 그럼에도 전 후보가 법정을 피해 간 이유는 단 하나,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의 공소시효(7년)가 이미 지났기 때문이다.

    쉽게 말해 '죄가 없어서'가 아니라 '시간이 지나 국가가 처벌하지 못하게 됐다'는 의미에 가깝다. 형사법상 공소시효 만료는 혐의 자체가 사라졌다는 뜻이 아니라 국가의 처벌 권한이 소멸했다는 의미일 뿐이다. '사실의 소멸'이 아니라 '형사책임의 면제'에 불과한 사법적 공백을 두고 전 후보는 시민들 앞에서 감히 '결백'을 강조하고 있는 셈이다.

    이 주장이 더욱 기묘한 이유는 전 후보 측 보좌진들의 '증거인멸 혐의 기소'라는 또 다른 객관적 사실과 맞물려 있기 때문이다. 합수본은 압수수색 직전 전 후보의 지역구 사무실 PC를 초기화하고 하드디스크를 조직적으로 파손한 비서관 등 보좌진 4명을 재판에 넘겼다. 

    몸통은 증거 부족과 시효 만료라는 법망 뒤로 빠져나갔는데, 깃털들은 그 증거를 없앤 혐의로 피고인석에 서게 된 꼴이다. 이것이 전 후보가 말하는 "문제가 없다"는 수사 결과의 민낯이다.

    토론회에서 시민들이 원한 것은 복잡한 법리 공방이나 판례 인용이 아니었다. 합수본이 특정한 날짜와 지인의 수리 정황을 두고 "그래서, 그 시계를 진짜 받았습니까, 안 받았습니까?"라는 가장 기초적이고 단순한 사실관계에 대한 고백이다.

    그러나 전 후보는 이 단 한 문장의 질문 앞에서 끝내 침묵했다. "받았다" 혹은 "안 받았다"라고 명확히 답했다가 추후 위증이나 새로운 단서가 나올 경우 맞닥뜨릴 공직선거법상 '허위사실 공표죄'라는 사법적 리스크를 피하기 위해 교묘한 '법 기술'을 부린 것이다.

    정치인의 도덕성은 사법부의 처벌 기준보다 엄격해야 하며 유권자의 상식이라는 법정 위에 서야 한다. 공소시효라는 장막 뒤에 숨어 법망을 피한 것을 면죄부처럼 내세우며 도덕적 검증마크까지 획득했다고 착각하는 태도는 부산시민의 눈높이를 철저히 무시하는 처사다.

    수사의 시계는 멈췄을지언정 진실을 묻는 유권자의 질문은 멈추지 않았다. 330만 부산시민이 요구하는 시장의 자격은 법꾸라지식 기만술이 아닌 의혹 앞의 정직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