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이한, 미국산 거짓말탐지기 꺼내 들자 전재수 "선 지켜달라"박형준 "수사 답변 뒤 숨지 말고 시민 앞에 사실관계 밝혀야"전재수 "계속 의혹을 제기하는 것은 전형적인 흑색선전"
  • ▲ 정이한 개혁신당 후보가 26일 열린 부산시장 후보 TV토론에서 미국산 경찰용 거짓말탐지기를 들어 보이며 전재수 후보의 시계 의혹 해명을 요구하고 있다.ⓒKBS 부산 방송 캡쳐
    ▲ 정이한 개혁신당 후보가 26일 열린 부산시장 후보 TV토론에서 미국산 경찰용 거짓말탐지기를 들어 보이며 전재수 후보의 시계 의혹 해명을 요구하고 있다.ⓒKBS 부산 방송 캡쳐
    6·3 지방선거를 앞두고 열린 마지막 부산시장 TV토론이 정책 경쟁보다 '까르띠에 시계 의혹'을 둘러싼 정면 충돌로 얼룩졌다. 특히 개혁신당 정이한 후보가 미국산 경찰용 거짓말탐지기까지 꺼내 들며 압박에 나섰지만, 더불어민주당 전재수 후보는 끝내 "받았다, 안 받았다"는 직접 답변을 하지 않은 채 수사 종결과 정치 공세를 언급하며 피해 갔다는 비판이 나온다.

    26일 KBS에서 열린 부산시장 후보 마지막 TV토론은 박형준 국민의힘 후보와 전재수 더불어민주당 후보, 정이한 개혁신당 후보가 참여한 3자 구도로 진행됐다. 단식 농성까지 불사했던 정 후보는 작심한 듯 전 후보를 향해 직격탄을 날렸다.

    정 후보는 토론 도중 직접 가져온 거짓말탐지기를 들어 보이며 "정치인들은 입만 열면 거짓말을 한다는 말을 많이 듣는다"며 "제가 사비를 들여 미국에서 공수해 온 경찰용 거짓말탐지기인데, 전 후보가 부산 시민 앞에서 의혹을 털 의향이 있는지 묻고 싶다"고 했다.

    그러자 전 후보는 즉각 "지켜야 할 선을 지켜달라"며 불쾌감을 드러냈다. 이어 "제가 부산에 유일한 민주당 국회의원인데 문제가 있었다면 국회의원직을 사퇴하고 부산시장에 출마했겠느냐"고 반박했다.

    하지만 논란의 핵심인 '까르띠에 시계를 실제로 받았는지 여부'에 대해서는 명확한 답변이 나오지 않았다.

    이에 박 후보는 "전 후보는 문제의 본질을 물으면 늘 묘한 방식으로 회피한다"며 "시민들이 궁금한 건 단순하다. 까르띠에 시계를 받았는지 안 받았는지, 불가리 제품을 받았는지 안 받았는지 그것만 답하면 된다"고 몰아붙였다.

    박 후보는 이어 "그런 질문이 나오면 항상 '수사기관에서 이렇게 답변했다'는 식으로 빠져나간다"며 "허위사실 공표를 피하기 위한 전형적인 법 기술 아니냐"고 직격했다.

    특히 그는 "소위 시계를 수리했다는 지인은 누구이며, 그 사람이 어떻게 까르띠에 시계를 갖게 됐는지 시민 앞에 소상히 밝혀야 한다"고 압박했다.

    전 후보는 이에 대해서도 "받았다 안 받았다 답하면 또 고소·고발이 반복될 것"이라며 "지난 4개월 동안 강도 높은 수사를 받았고 이미 종결됐다"고 말했다. 이어 "계속 의혹을 제기하는 것은 전형적인 흑색선전"이라고 같은 답변만 되풀이했다.

    그러나 정치권 안팎에서는 전 후보의 대응 방식이 오히려 의혹에 도움이 안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부산의 한 정치권 관계자는 "유권자들이 듣고 싶은 건 복잡한 법리 설명이 아니라 단순한 사실관계"라며 "받았으면 받았다, 아니면 아니다라고 말하면 끝날 문제를 계속 수사와 정치 공세 프레임으로 돌리다 보니 오히려 회피 이미지가 강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부산 정가에서는 이번 토론이 사실상 전 후보의 '도덕성 리스크'가 다시 부각된 장면이었다는 분석도 나온다. 특히 정 후보가 거짓말탐지기까지 등장시키며 이슈를 극단적으로 끌어올렸고, 박형준 후보 역시 "본질 회피" 프레임으로 압박에 가세하면서 전 후보가 수세에 몰렸다는 평가다.

    또, 이번 공방이 정책 검증보다 의혹 부각과 이미지 정치에 과도하게 치우쳤다는 의견도 제기됐다.

    익명을 요구한 한 지역대학 정치외교학 교수는 "이미 수사기관이 장기간 조사를 진행한 끝에 사건을 종결한 사안을 선거 막판까지 반복적으로 끌고 오는 것 역시 정치 공세로 비칠 수 있다"며 "전 후보 입장에서는 자칫 단정적인 표현을 했다가 또 다른 법적 공방으로 이어질 가능성을 의식할 수밖에 없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