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현·뉴라이즌, '반도체급 기술'로 방산·휴머노이드 진입
  • ▲ 삼현과 뉴라이즌 로고.ⓒ뉴데일리DB
    ▲ 삼현과 뉴라이즌 로고.ⓒ뉴데일리DB
    인공지능(AI)과 차세대 반도체 산업이 글로벌 증시를 주도하는 가운데, 이를 뒷받침하는 '초정밀 제조 환경 기술'이 새로운 경쟁력으로 부상하고 있다.

    특히 AI가 물리적 실체와 결합하는 이른바 '피지컬 AI(Physical AI)' 시대가 본격화되면서 자본과 기술의 관심이 휴머노이드 로봇과 첨단 방산 분야로 빠르게 확산되는 추세다. 이 같은 산업 구조 변화 속에서 기술력을 기반으로 글로벌 시장 진입을 노리는 지방 강소기업들이 새로운 수혜군으로 주목받고 있다.

    최근 방산과 로봇, 특히 휴머노이드 제조업계를 중심으로 '초정밀 제조 환경'이 핵심 경쟁 요소로 떠오르고 있다. 휴머노이드 로봇 관절에 들어가는 액추에이터나 무기체계의 정밀 구동 모듈은 미세한 입자 하나에도 성능이 크게 좌우된다.

    모터 회전 정밀도 저하나 베어링 수명 단축 등 치명적인 결함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정밀 광학계 제조 공정에서는 국제 기준 ISO Class 5~7 수준의 청정도 유지가 사실상 필수 조건으로 자리 잡고 있으며, 업계에서는 방산과 로봇, 휴머노이드 공정이 반도체 수준의 클린룸 관리 체계로 빠르게 수렴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엑추에이터는 전기·유압·공압 같은 에너지를 받아서 실제로 '움직임'을 만들어내는 장치를 말한다.

    이 같은 흐름 속에서 경남 창원의 모션 컨트롤 전문기업 삼현이 제조 인프라 고도화에 나서며 주목받고 있다. 삼현은 모터·감속기·제어기를 통합한 '3-in-1 스마트 액추에이터'를 주력으로 자동차 전장뿐 아니라 무인 방산 체계와 로봇, 휴머노이드 분야로 사업 영역을 확대하고 있으며, 제품 품질 신뢰성을 한 단계 끌어올리기 위해 클린룸 환경 개선에 본격 투자에 나섰다.

    또, 이 과정에서 삼현이 손잡은 파트너가 첨단 소재 기업 뉴라이즌이다. 뉴라이즌은 자체 개발한 정전-나노 융합 필터 소재 'Durafiltex'를 삼현 창원 공장의 정밀부품 클린룸에 적용하기로 했다.

    이 필터는 50나노미터(㎚)급 미세 입자를 포집할 수 있는 기술로 반도체 공정에서 이미 성능을 검증받은 제품이다. 압력 저항을 낮춰 공조 설비의 에너지 효율을 높이고, 필터 교체 주기를 최대 4배까지 늘릴 수 있어 유지관리 비용 절감 효과도 기대된다.

    뉴라이즌은 글로벌 반도체 소재 기업 Entegris와 협업을 진행하는 등 클린룸 필터 분야에서 기술력을 인정받아 왔다. 이번 협력을 계기로 반도체 중심이던 사업 영역을 방산·로봇·휴머노이드 제조 공정으로 확장하며 새로운 성장 동력을 확보했다는 평가다.

    업계에서는 이번 사례를 반도체 공정에서 축적된 클린룸 기술이 방산·로봇·휴머노이드·정밀기계 등 고부가가치 제조업 전반으로 확산되는 흐름의 단면으로 보고 있다.

    특히 글로벌 공급망 경쟁이 심화되는 상황에서 제품 기술뿐 아니라 생산 환경까지 포함한 '토털 제조 역량'이 기업 경쟁력을 좌우할 핵심 요소로 부상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뉴라이즌은 늘어나는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울산 U-2 공장을 2026년 상반기 완공 목표로 건설 중이다. 신공장이 가동되면 생산 능력이 확대되면서 정밀부품 클린룸 필터 시장에서의 공급 대응력이 크게 강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증권 업계에서는 AI와 반도체가 산업 성장의 1차 동력이었다면 앞으로는 이를 뒷받침하는 정밀 부품과 소재 기업이 다음 성장 축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증권 업계 한 관계자는 "휴머노이드 로봇과 방산 분야의 성장과 맞물려 관련 기업들의 중장기 가치가 부각될 가능성이 크다"면서 "특히 클린룸 환경과 초정밀 부품 기술을 동시에 확보한 기업들은 글로벌 공급망 재편 과정에서 핵심 밸류체인으로 자리 잡을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이어 "단순 조립·생산 기업보다 기술 장벽이 높은 소재·부품 기업으로 투자 관심이 이동하는 흐름이 뚜렷해질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