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16일 금속노조 산하 한국GM(한국지엠)지부의 24대 노조집행부가 결정된다.
이번 선거가 관심을 끄는 이유는 인원 감축과 물량 감소로 인한 조합원들의 불만이 높은 상황이어서 강성 노조가 들어설 가능성이 크다는 점과 남정희란 이름으로 위장 취업해 87년 노조 민주화 투쟁을 주도했던 유길종씨의 복귀 가능성이다.
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현재 6개 팀이 경합 중이며 9일과 10일 양일간에 걸친 1차 투표를 통해 2팀을 뽑은 뒤 17일 결선투표를 통해 집행부가 선출될 예정이다. 선거는 지부장, 수석부지부장, 부지부장, 사무국장이 1팀이 되는 러닝메이트 방식으로 치러진다.
한국GM(한국지엠)지부는 부평본회, 사무지회, 군산, 창원, 정비부품 등 5개 지회 소속 1만5000명의 조합원으로 이뤄져 있다. 선거의 향배는 6000명의 조합원을 가진 부평본회와 4000명의 조합원을 가진 사무지회 소속 조합원의 지지를 누가 더 끌어내느냐에 달려있다는 것이 관계자들의 공통된 진단이다.
조합원 A씨는 <뉴데일리>와의 전화 통화에서 “이번 선거는 GM의 생산물량 축소로 어느 때보다 조합원들의 위기의식이 높다”며 구조조정에 대한 불안감을 감추지 않았다.
조합원 B씨는 “노조 지도부가 노조원들을 상대로 거짓말을 하도 많이 해서 신뢰가 바닥”이라고 설명한 뒤 “차기는 노조원들과 솔직하게 소통하는 지도부가 선출됐으면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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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금속노조 한국GM지부 지도부 선출 창원공장 합동 유세ⓒ뉴데일리
선거공보물에 나온 각 후보들이 공약을 요약하면 ‘신차 물량 확보를 통한 고용안정’이다. 연간 80만대 생산규모를 갖춘 한국GM이 신차 물량 축소와 생산라인 축소 등으로 인해 60만대 수준으로 가동 중이란 점을 감안하면 당연한 귀결이다. 더욱이 최근 GM의 고위 임원들이 극비리에 한국을 방문하고 간 사실이 알려지면서 고용에 대한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는 후문이다.
한국GM의 노조 지도부 선거 판세는 초반 4강 2약 구도에서 변화를 보이고 있다.
이번 선거에는 서희택-이명선, 조중남-문영용, 추영호-한홍진, 오대근-최재호, 김성갑-유길종, 고남권-유승종 등 6팀이 출마해 각축을 벌이고 있다.(지부장-수석지부장 순)
내부 사정에 밝은 C씨는 선거 판세에 대해 “초반 4강2약 구도에서 3강 2중 1약으로 바뀌었다”고 분석했다. 판세 변화의 원인에 대해 그는 “유력 후보와 관련한 악재가 돌면서 급속한 지지세 이탈이 일어나고 있고 처음으로 사무노조를 만든 유길종씨의 합류로 사분오열된 사무지회가 구심점을 찾아가고 있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선거가 백중세이긴 하지만 사무지회가 어디로 구심점을 찾느냐가 캐스팅보트가 될 것이며 1차 선거 후 지지세력 사이의 합종연횡이 결과를 좌우할 것이란 설명이다.
한국GM이 생산물량을 안정적으로 확보하면서 고용안정을 꾀하려면 파업을 통해 목적을 쟁취하는 과거 방식보다는 국제적 감각과 협상력을 가진 지도부가 들어서는 것이 득이 될 것이란 지적에도 귀를 기울여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