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부산국제영화제가 도대체 누구의 영화제입니까?

    존경하는 부산시민 여러분!

    저는 지난 2월 18일 부산국제영화제 조직위원장 자리를 민간에게 맡기겠다고 발표하였습니다. 그러나 이후 부산국제영화제 정기총회, 일부 영화인들의 임시총회 소집요구 등 일련의 사태를 지켜보면서 안타깝고 답답한 마음으로 다시 이 자리에 섰습니다.

    이번 정기총회에서 이용관 전 집행위원장이 영화제 정기총회 개최 직전에 기습적으로 대거 위촉한 영화제 자문위원들이 주축이 되어 합리적인 정관개정에 필요한 시간에 대한 고려없이 20일이내 임시총회 소집을 요구하는 등 부산국제영화제 총회 운영을 좌지우지하고 있습니다.  

    부산국제영화제를 사랑하는 국민여러분!  영화인 여러분!

    부산국제영화제는 지난 20년간 ‘혈세도 아깝지 않다’는 부산시민들의 열렬한, 어찌 보면 일방적인 성원 속에 화려한 성장을  거듭해 왔습니다. 부산시가 영화제 이미지 훼손을 감수하면서까지 이용관 전 집행위원장을 검찰에 고발한 것은 영화제 사무국의 불합리한 운영행태를 개선하고, 20년을 계기로 앞으로 100년을 내다보고 사유화된 권력을 정리하면서 체질을 개선해 나가고자  했던 것입니다.

    그러나 그들은 이번 사태를‘다이빙벨’상영문제와 또 연계시키며 이를 권력의 탄압이라며 문제의 본질을 흐리고, 부산시민과 양심적인 영화인들의 눈을 가로막았습니다. 심지어 그간 쌓은 네트워크를 이용해 외국 영화인들에게까지 부산국제영화제에 대한 나쁜 이미지를 심고 있는 것은 통탄스럽기까지 합니다. 

    존경하는 시민 여러분!

    부산국제영화제가 도대체 누구의 영화제입니까? 부산시민은 안중에도 없는 것입니까? 저는 오늘, 앞으로 부산국제영화제의 운영과 정관개정, 임시총회 개최에 대하여 부산국제영화제 조직위원장으로서, 또 개최도시의 시장으로서 몇 가지 부분에 대하여 입장을 분명히 밝히고자 합니다.

    먼저, 이번 정기총회 개최 직전에 기습적으로 위촉된 68명의 신규 자문위원들은 총회 구성원으로서의 자격을 인정할 수 없습니다.

    20년간 지켜온 영화인과 비영화인, 수도권과 부산 등의 균형을 무시하고, 정관개정에 필요한 재적회원 3분의 2를 달성하기 위하여 자신을 지지하는 수도권의 일부 영화인들을 대거 위촉함으로써, 그동안 헌신적으로 부산국제영화제를 성원한 부산시민들의 사랑을 하루아침에 저버렸기 때문입니다.

    두 번째로, 지난 총회에서 영화인회의 이춘연 이사장 대표 명의로 신청한 임시총회 요구는 대부분 이번에 부당하게 위촉된 자문 위원들에 의한 것이기 때문에 소집요구의 정당성을 인정할 수 없습니다. 제가 밝혔던 대로 개정할 정관의 구체적인 내용은 부산시와 부산국제영화제가 충분히 협의해서 정하겠습니다.

    또한 그동안 영화제 운영에 크게 기여도 하지 않은 사람들이 부산국제영화제를 장악하는 어처구니없는 일이 다시는 일어나지 않도록 하기 위하여 저는 영화제의 주인인 부산시민과 양식 있는 영화인들로 구성된 라운드테이블을 제안합니다. 

    이제는 부산시민도 왜 부산국제영화제가 이 지경이 되었는지 소상히 알아야 하며, 앞으로 영화제의 어떤 부분을 개선해야 하는지 참여도 하고, 시민적 합의도 있어야 될 때가 되었다고 생각합니다. 

    20년을 함께 영화제를 치루어온사람들이 공동 집행위원장 한명이 임기가 만료되었다고 정상적인 영화제 개최가 불가능하다고 주장하는 것이 과연 정상인지 묻고 싶습니다. 총회의 구성원을 마음대로 바꿔놓은 그들에게 부산시민은 과연 어떤 존재입니까? 

    부산국제영화제의 주역은 화려한 레드카펫 위에서 빛을 발하는 영화인들이지만, 부산국제영화제의 주인은 말없는 희생과 한결같은 열정으로 스무살 BIFF를 키워낸 부산시민들입니다. 

    일부 영화권력자들이 더 이상 그 소중한 가치를 훼손시키지 않도록 힘을 모아주시기 바랍니다. 여러분의 힘으로 부산국제영화제를 지켜주십시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