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10일 경제동향 합동회의... 경제주체 합심과 총력대응만이 한국경제 구할 수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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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쯤되면 한국경제는 이미 메르스 팬더믹(대유행) 상황입니다" 소비위축 등 메르스의 부정적 영향에 대해 모니터링을 하고 있다는 증권사의 한 애널리스트는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불안을 넘어 공포로 치닫고 있는 현재 상태라면 파장이 어디까지 미칠 지 도무지 계량 조차 할 수 없다는 얘기였다.

    #"하루 40만건이 넘는 메르스 단어가 검색됩니다. 초당 4.5개 꼴로 세월호 언급량을 훌쩍 뛰어넘었습니다" 빅데이터 전문가는 관측사상 최대규모라며 온국민이 메르스 불안에 떨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셈이라고 말했다.

    연일 신문과 방송, 인터넷, SNS를 통해 쏟아지는 메르스 포비아가 한국경제 전반을 송두리째 흔들 태세다. 지난 6일 "아직 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미미하다"던 최경환 경제팀은 하룻새 "소비, 투자, 심리 위축 등 부정적 영향이 우려된다"며 말을 바꿨다.

    그만큼 상황이 심각하다는 반증이다. 애초 10일 경제관계장관회의에서 '노동시장 구조개혁' 등을 논의하기로 했던 정부는 주요 안건을 뒤로 미루고 우선 '메르스 관련 경제동향 및 대응방안에 대한 관계부처 합동회의'를 열기로 했다.

    정부를 믿지 못하겠다니 의료계가 나서 "메르스는 공기를 통해서는 감염되지 않는다" "일반 독감 수준으로 통제가 가능한 질환이다"며 국민들의 불안심리를 잠재우기 위해 애를 쓰지만 쉽사리 가라않지 않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같은 상황을 가장 우려한다. 지나치게 과도한 걱정에 불필요한 혼란이 초래되면서 경제주체들의 심리가 꽁꽁 얼어붙을 수 있기 때문이다.

    과거 바이러스 질병에 의해 피해를 입은 대다수의 국가들의 사례가 이를 반증한다. 

    1995년 광우병, 1998년 구제역이 창궐했던 영국은 각각 130억 달러와 300억 달러가 넘는 피해를 입었다.중국은 2003년 사스로 인해 단 석달 동안 GDP 성장률이 2.9%나 곤두박질 치면서 우리 돈 37조가 넘는 손실을 봤다. 같은 기간 두 분기에 걸쳐 마이너스 성장을 한 홍콩의 피해는 500억 달러가 넘었다.

    2009년 우리나라를 강타했던 사스도 마찬가지였다. 당시 정부와 연구기관들은 사스로 인해 연간성장률이 0.1~0.3% 포인트 떨어진 것으로 추정했다. 실제 그 당시 4분기 서비스업 생산증가율은 전분기 보다 0.4% 포인트나 빠졌다.

    도시철도 등 여객 운송업 -6.3~-3.4%, 숙박음식업 -2.7%~-0.1%, 주점업 -15.7%, 휴양콘도 -12.7% 등이 줄줄이 하향세였다. 여행업은 그 해 9월 한달동안 -34.2%가 줄었다.

     삽시간에 대한민국을 삼키고 있는 메르스도 경제 전이를 시작했다. 여행, 유통, 관광, 숙박, 음식, 운송업 등 서비스 분야가 심상치 않다. 2만여명이 넘는 요우커가 한국방문을 취소했고 프로야구 입장객은 40%가 줄었다. 삼성증권은 요우커가 10%만 줄어도 국내수요가 1조5000억원 이상 줄어들 것이라고 분석하고 있다.

    한창 성수기라는 백화점과 마트 등 유통업종도 비상이다. 매출이 전년 대비 답보상태로 사실상 마이너스 상태다. 메르스 환자를 치료했던 천안 단국대병원은 내원객이 50% 이상 줄었다. 명단이 공개된 각급 병원들은 사실상 개점휴업 상태다.

    가까스로 불씨를 살린 내수가 직격탄을 맞으면서 성장률이 2%대로 추락할 것이라는 얘기는 벌써부터 기정사실화되고 있다.

    당장 이달말 기재부가 발표할 '하반기 경제정책방향'에서도 메르스 변수는 상수가 되고 있다. 

    수출은 5개월째 연속 마이너스 성장이고 전체 산업생산도 2개월째 역성장을 하고 있다. 소비자 물가는 6개월째 0%대, 내수는 엎친데 덮친격으로 도무지 기를 펴지 못하고 있다. 자칫 1년여 경기진작을 위해 쏟아부은 재정과 금융, 세제를 망라한 온갖 대책이 무용지물이 될 수도 있다. 서비스업 활성화, 관광산업 활성화 방안은 아직 채 시작도 못한 상태다.

    심리를 먹고 산다는 경제주체들의 불안을 막는 일이 무엇보다 긴요하다. 메르스를 잡지못하면 추락하는 대한민국 경제도 되살릴 수 없다.

    다행히 메르스는 한국형 변이도 없고 우려했던 지역사회 감염 가능성도 적을 것으로 보인다. 초동대처에 실패해 허둥대던 정부도 다시금 체제를 정비하고 확산방지에 진력하고 있다. 여야도 모처럼 초당적 협력을 강조하고 나섰다. 이제부터 국민들의 차분한 마음가짐이 필요한 즈음이다.

    경제주체들의 합심과 총력대응만이 나락으로 떨어질 한국경제를 구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