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만여 호 중 1% 정비 예산만 책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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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빈집문제 해결을 약속했지만 관련 예산 편성은 턱없이 부족한 것으로 드러났다.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소속 곽규택 국민의힘 의원(부산 서-동)이 행정안전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정부가 파악하고 있는 전국 빈집 약 13만 가구 가운데 1.1%에 해당하는 1500가구를 정비할 수 있는 100억 원만 편성한 것으로 나타났다.올해 철거 대상 규모 또한 871가구 수준에 그쳐 정부가 빈집문제 해결에 진정성이 없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제기된다.행안부 자료에 따르면, 빈집문제는 이미 지역 침체와 인구 유출을 가속화하는 주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특히 정부가 빈집 정비사업 예산을 지방자율계정으로 이관하면서 지방자치단체가 실질적인 예산 부담을 떠안게 되는 구조가 형성됐다.예산 현실화의 시급성도 대두했다. 현재 농어촌지역에는 빈집 철거비로 500만 원, 도시지역은 1000만 원을 지원하지만, 실제로는 철거비가 최대 3000만 원에 이르는 경우가 많아 지방정부가 추가 재원을 부담하고 있다.전국 빈집 현황을 보면 인구 감소 지역에 절반 가까운 6만1000가구가 집중돼 있다. 전남·경북·전북 등이 대표적이다. 빈집은 범죄 장소로 악용되거나 붕괴·화재 등 안전사고를 유발하며, 지역 슬럼화의 원인으로도 지목된다.현재 전국 빈집 현황을 광역별로 살펴보면 도시지역에서는 △전북(8056호) △부산(4897호) △경북(4248호) △전남(3711호) △대전(3247호) 순이다.농촌지역에서는 △전남(1만6310호) △경북(1만3886호) △전북(9904호) △경남(9106호) △강원(3886호) 순으로 많았으며, 어촌지역에서는 △전남(7998호) △경북(3829호) △충북(3460호) △경남(3130호) △강원(1891호) 순이었다.곽 의원은 빈집문제 해결을 위해 △예산 규모 확대 △사업비 현실화 △등급제 무효화 △동의 제도 개선 등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곽 의원은 "정부가 빈집문제를 국가적 난제로 인식하지 않고 있다"며 "범정부적 차원의 대책과 적극적인 예산 지원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문제 해결은 요원하다"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