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국민의힘 제10대 부산시의원 당선인 총회.ⓒ연합뉴스
민선 9기 전재수 부산시정이 출범과 동시에 사면초가에 빠졌다. 더불어민주당 소속 부산시의원들이 부산시의회 의장 후보 등록을 강행하면서 국민의힘 소속 시의원들이 협치 기조를 접고 강경 대응으로 선회했기 때문이다.
지역 정치권에서는 "시정 운영을 위해서는 시의회의 협조가 절대적으로 필요한 전재수 시장의 입지를 같은 당 시의원들이 좁혀버렸다"는 평가가 나온다.
민주당 부산시의원들은 2일 부산시의회 브리핑룸에서 원구성을 비판하는 기자회견을 연 데 이어 부산시의회 의장 후보와 상임위원장 후보 등록을 강행했다. 사실상 협치보다 전면전을 택한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현재 부산시의회는 전체 48석 가운데 국민의힘 37석, 민주당 11석을 차지하고 있어 민주당이 의장 선거에서 승리할 가능성은 사실상 없다는 것이 정치권의 대체적인 시각이다.
국민의힘은 민주당의 이 같은 행보를 기습적인 '협치 파기'로 받아들였다. 국민의힘은 곧바로 긴급 의원총회를 열어 대응 방안을 논의했고, 민주당에 제안했던 제2부의장 배분 방안마저 철회했다.
불과 이틀 전까지만 해도 분위기는 전혀 달랐다. 전재수 부산시장은 지난달 29일 국민의힘 의장 후보인 강무길 시의원과 직접 통화하며 새 시정 운영을 위한 시의회의 협조를 구했다.
홍순헌 부산시 정책협치특별보좌관 역시 강무길 의장 후보를 만나 첫 공식 일정 참석을 요청하는 등 양측의 신뢰 구축에 총력을 기울였던 것으로 파악됐다.
그러나 민주당 시의원들이 돌연 의장 후보를 내면서 상황은 급변했다. 국민의힘은 협의 과정에서 전혀 논의되지 않았던 의장 후보 출마가 신뢰를 깨뜨렸다고 반발했고 강무길 의장 후보도 전 시장의 첫 공식 일정에 불참했다.
박종철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원내대표 간에는 시민을 위한 원만한 원구성을 위해 지속적으로 협의해 왔다"며 "민주당이 협의 과정에서 논의되지 않았던 의장 후보를 일방적으로 내면서 어렵게 이어오던 협치 분위기를 스스로 무너뜨렸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그러면서 민주당 한갑용 원내대표와 협의하는 과정에서 "전재수 시장의 시정 운영을 위해서라도 원만하게 풀어야 한다"고 설득했으나, 한 원내대표는 '그건 그쪽(전재수 시장)의 일이고, 우리 일은 우리 일'이라고 답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국민의힘은 즉각 제도적 장치를 통한 견제에 나섰다. 김태효 시의원은 부산시 산하 기관장 인사청문회 대상을 기존 10명에서 17명으로 확대하는 조례 개정안을 발의했고 정무부시장 임명예정자가 시의회와 정책간담회를 갖도록 하는 조례안도 함께 제출했다.
정치권에서는 전재수 시정에 대한 시의회의 견제 강도를 높이겠다는 신호로 보고 있다. 조직개편안과 예산안, 주요 정책 심의 과정에서도 다수당인 국민의힘과 전재수 시장 간의 팽팽한 대치 정국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여소야대 구조에서 시정 출범 초기 협치 여부는 향후 시정 운영의 성패를 가를 핵심 변수로 꼽혀왔다. 그러나 민주당 시의원들의 의장 후보 출마를 계기로 협치 구도가 흔들리면서 그 정치적 후폭풍은 결국 전재수 시장이 홀로 감당하게 됐다는 것이 정치권의 분석이다.
익명을 요구한 지역의 한 민주당 관계자는 "가장 협치가 절실한 사람은 전재수 시장인데 민주당 시의원들이 협치를 걷어차 버렸다"며 "국민의힘만 자극했고 결국 코너에 몰린 사람은 전재수 시장"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시의원이라면 같은 당 시장의 시정이 안정적으로 출범할 수 있도록 도와야 하는 것 아니냐"며 "도대체 누구 편인지 모르겠다. 민주당 시의원들이 전재수 시장에게 가장 큰 정치적 부담을 안긴 꼴"이라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