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해운·물류기업 201곳 대상 조사72% "해운 대기업과 거래 의향 있다"53% "거래 규모·조건 격차가 걸림돌""핵심부서·협력사까지 동반 이전 필요"
  • ▲ 부산지역 해운·물류기업 최대 현안.ⓒ부산상공회의소
    ▲ 부산지역 해운·물류기업 최대 현안.ⓒ부산상공회의소
    HMM 등 해운 대기업의 부산 이전이 추진되고 있지만 부산지역 해운·물류기업 가운데 현재 대기업과 거래하고 있는 곳은 2%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역기업 10곳 중 7곳은 향후 거래 의향을 보인 만큼 본사 이전을 실제 지역기업의 수주와 매출로 연결할 산업 생태계 구축이 과제로 떠올랐다.

    부산상공회의소는 30일 지역 해운·물류기업 201개사를 대상으로 실시한 'HMM 등 해운 대기업 부산 이전에 따른 지역 해운·물류기업 의견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조사 결과 현재 해운 대기업과 거래하고 있는 기업은 전체의 2.0%(4개사)에 그쳤다. 반면 기회가 생기면 거래할 의향이 있거나 신규 거래를 적극 추진하겠다는 기업은 71.7%에 달했다.

    가장 큰 걸림돌은 기업 간 '체급 차이'였다. 대기업과 거래하기 위한 선결 과제로 응답 기업의 52.7%가 '거래 규모·조건 미스매칭'을 꼽았다. 대기업이 요구하는 물량과 계약 조건을 상대적으로 규모가 작은 지역기업이 맞추기 쉽지 않다는 것이다.

    대기업 이전에 대한 기대감은 높은 편이었다. 응답 기업의 58.7%는 신규 거래와 수주 기회 확대 등 긍정적인 효과를 예상했다. 하지만 41.3%는 경영에 별다른 영향이 없을 것으로 내다봤다.

    영향이 없을 것으로 본 기업 가운데 49.4%는 '해운 대기업과 실질적인 연계 기회가 없다'는 점을 이유로 들었다. 해운 대기업들이 기존에도 부산사무소나 지점을 운영해 온 가운데 지역기업과의 실질적인 거래·네트워크 확대 여부가 주요 관심사로 나타났다.

    지역기업들은 대기업 이전을 계기로 새로운 해운·물류 산업 생태계를 만드는 것이 시급하다고 봤다. 글로벌 해운 정보와 안정적인 선복, 운임 협상력, 해외 선사·화주 네트워크 등을 확보하기 위한 네트워크 체계 구축이 필요하다는 응답이 26.9%로 가장 많았다. 새로운 사업 기회를 확보하기 위한 준비가 필요하다는 응답도 16.4%였다.

    본사 간판만 부산으로 옮기는 것으로는 부족하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대기업 이전 효과를 높이기 위한 조건으로 '영업·금융·프라이싱 등 핵심 의사결정 부서의 실질적 이전'을 꼽은 기업이 23.4%, '연관 협력사의 동반 이전'을 꼽은 기업이 22.4%였다.

    단순한 본사 이전뿐 아니라 핵심 기능과 연관 기업의 동반 이전을 중요하게 보는 지역기업이 적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지역경제에 기대되는 효과로는 '글로벌 해운 네트워크·노선 확대'가 42.3%로 가장 많았고 '컨테이너 물동량 증대'가 25.3%로 뒤를 이었다.

    정부와 부산시에 요구하는 정책도 거래 확대에 집중됐다. '상생·협력 및 거래 활성화'가 32.1%로 가장 높았고 '금융·자금 지원'이 28.9%를 차지했다.

    지역기업들은 상생·협력 협약을 통한 대기업과의 접점 확대와 조달·발주 과정에서의 참여 기회 확대, 특별 정책자금과 융자 등 금융 지원을 주요 지원 방안으로 꼽았다.

    부산상의 관계자는 "해운 대기업의 부산 이전 효과가 지역기업과 산업 전반으로 확산되려면 대기업 유치에 그치지 않고 지역기업이 함께 성장할 수 있는 해운·물류 생태계 구축이 병행돼야 한다"며 "대기업과 지역기업 간 거래 연계를 촉진하는 상생·협력 체계와 금융·자금 지원 등 정책적 뒷받침이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