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집·노조 현수막 등 고소·고발 종결"침묵하면 인정, 해명하면 직원 탓… 진퇴양난""세금 문제 확인한 것… 비난 백번이라도 감당"
  • ▲ 오은택 전 부산 남구청장.ⓒ오은택 SNS 캡쳐
    ▲ 오은택 전 부산 남구청장.ⓒ오은택 SNS 캡쳐
    공무원노조 현수막 철거와 어린이집 민원 처리 등을 둘러싸고 잇따라 고소·고발을 당했던 오은택 전 부산 남구청장이 관련 사건에서 모두 무혐의 판단을 받았다. 현수막 철거 건은 한때 경찰이 재물손괴 혐의가 인정된다고 보고 검찰에 송치했지만 최종적으로 혐의가 인정되지 않았다.

    오 전 구청장은 16일 자신의 SNS를 통해 '기다림 끝에, 이제 말씀드립니다'라는 제목의 글을 올리고 "남구청 현수막을 비롯한 모든 고소·고발 건이 검찰과 경찰에서 무혐의 판단을 받았다"고 밝혔다.

    그는 "후련할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막상 이 시간을 지나고 보니 안도보다 먼저 밀려오는 것은 말로 다 설명하기 어려운 허탈함"이라며 "혐의가 없다는 결론이 내려져도 그동안의 오해가 저절로 걷히는 것은 아니다"고 했다.

    논란은 남구의 한 어린이집 회계 부정 의혹과 관련한 민원에서 시작됐다. 오 전 구청장은 당시 담당 부서에 사실관계를 확인하도록 지시하고 보고가 충분하지 않다고 판단한 부분에 대해서는 재확인을 요구했다. 이 과정에서 일부 직원과 갈등이 불거졌고 노조의 성명과 현수막 게시 등으로 이어졌다.

    오 전 구청장은 "공적 재원이 투입되는 곳에 문제가 제기됐다면 의혹을 사실로 단정해서도 안 되지만 확인하지 않은 채 덮어서도 안 된다고 생각했다"며 "보고가 부실하다고 여긴 대목은 질책했다. 구민의 세금이 어떻게 쓰였는지 책임 있게 답을 구하는 것이 제 일이었기 때문"이라고 했다.

    갈등은 이후 형사사건으로 번졌다. 노조 현수막을 구청 측이 철거한 일을 두고 특수절도와 재물손괴 혐의가 제기됐고, 성명서 대응 과정에서는 개인정보보호법 위반 혐의가 불거졌다. 어린이집 민원 처리와 관련해서도 직권남용·강요미수 등의 고소·고발이 이어졌다.

    특히 경찰은 지난 5월 현수막 철거와 관련해 오 전 구청장 등의 재물손괴 혐의가 인정된다고 판단해 검찰에 송치했다. 그러나 이후 검찰 단계에서 혐의가 인정되지 않으면서 무혐의로 사건이 마무리됐다.

    오 전 구청장은 논란 당시 적극적으로 해명하지 않은 이유에 대해 "침묵하면 일방의 주장을 인정하는 것처럼 보이고, 해명하면 함께 일한 직원들을 탓하는 모습이 될 수 있었다"며 "'내가 욕을 먹더라도 직원들의 부족함까지 책임자가 감당해야 하는 것 아닌가'라는 생각을 쉽게 내려놓지 못했다"고 했다.

    이어 "억울했고, 화가 났고, 저를 믿어 온 분들까지 의심하게 되는 모습을 지켜보는 일이 아팠다"면서도 "제 해명과 상대의 주장이 맞부딪치는 공방 속에서 결론을 재촉하기보다 수사기관의 판단을 기다리기로 했다"고 했다.

    수사 대응에 들어간 변호사 비용은 모두 사비로 부담했다고 밝혔다. 오 전 구청장은 모든 사건에 대한 판단이 나온 뒤 남구에 변호사 비용 지원을 신청한 상태다.

    그는 "이 결과를 누군가를 다시 몰아세우는 데 쓰고 싶지 않다"며 "다만 당시 제게 제기됐던 혐의가 인정되지 않았다는 사실만큼은 의혹을 접했던 구민들께 제대로 전해지기를 바란다"고 했다.

    이어 "구민의 세금 한 푼도 허투루 쓰여서는 안 된다. 문제가 제기되면 확인해야 하고, 보고가 충분하지 않으면 다시 물어야 한다"며 "그 일을 했다는 이유로 비난을 감수해야 한다면 저는 백 번이고 천 번이고 감당하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