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BPA 등 4대 항만공사 '한국항만공사'로 통합 추진부산시의원 여야 48명 전원 반대 … "전문·자율성 훼손""항만별 특성 무시한 획일적 통합, 국가 물류 경쟁력 약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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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부산항만공사 전경.ⓒBPA
정부가 부산·인천·울산·여수광양 등 전국 4대 항만공사를 하나로 합치는 방안을 공식화하자 부산시의회가 "강제 통합을 즉각 철회하라"며 정면 반발하고 나섰다.세계적인 환적항인 부산항을 다른 항만과 하나의 조직으로 묶을 경우 항만별 전문성과 독립적인 투자 결정권이 훼손될 수 있다는 것이다.부산시의회 해양도시안전위원회는 지난 3일 제339회 임시회 제1차 회의에서 송상조 부의장이 대표 발의한 '전국 4대 항만공사 강제 통합 추진 철회 촉구 결의안'을 원안 채택했다.이번 결의안에는 여야를 가리지 않고 부산시의원 48명 전원이 찬성했다. 정부의 항만공사 통합 문제만큼은 정파를 넘어 부산항 경쟁력과 국가 물류안보 차원에서 공동 대응해야 한다는 데 뜻을 모은 것이다.정부는 3일 공공기관 기능개혁 추진 방안을 통해 부산항만공사(BPA)와 인천항만공사(IPA), 울산항만공사(UPA), 여수광양항만공사(YGPA)를 가칭 '한국항만공사'로 통합하고 기존 4개 항만공사를 지역지사로 전환하는 방안을 내놨다.정책·기획 기능을 통합 기관으로 일원화하고 각 지역지사가 항만별 특화사업과 현장 업무를 맡도록 해 효율성과 규모의 경제를 높이겠다는 취지다.그러나 부산에서는 통합 본사가 정책과 투자 결정권을 쥐게 되면 사실상 기존 항만공사가 '지사'로 격하되고 부산항이 독자적으로 추진해 온 투자와 개발 사업의 의사 결정권도 약화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특히 현행 항만공사법은 국가가 항만공사의 책임경영 체제를 확립하기 위해 '자율적 운영을 보장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또 항만공사는 해당 항만의 여건을 고려해 '항만별로 설립'하도록 하고 있다.부산시의회가 정부의 통합 방침에 대해 단순한 공공기관 조직 개편을 넘어 현행 항만공사 체제의 근간을 흔드는 문제라고 보는 이유다.항만별 역할도 판이하다.부산항은 세계적인 컨테이너 환적항인 반면 울산항은 에너지·액체화물, 여수광양항은 철강·석유화학 등 배후산업과 밀접하게 연결돼 있다. 인천항은 수도권과 대중국 교역의 관문 역할을 맡고 있다. 취급 화물부터 배후산업, 투자 수요와 운영 전략까지 서로 다른 항만을 '공공기관 효율화'라는 하나의 잣대로 묶는 것 자체가 무리라는 게 부산시의회의 판단이다.통합 이후 투자 재원 배분을 둘러싼 지역 간 경쟁이 벌어질 가능성도 있다. 지금은 각 항만공사가 항만 특성과 사업 우선순위에 따라 투자 전략을 세우지만 통합되면 하나의 기관이 전국 항만의 투자 우선순위를 조정해야 하기 때문이다.부산시의회는 이 과정에서 부산항 신항 개발이나 글로벌 환적 경쟁력 강화를 위한 투자가 제때 이뤄지지 않을 경우 부산항의 경쟁력 자체가 흔들릴 수 있다고 우려했다.지역사회의 반발도 확산하고 있다. 부산경실련은 4일 성명을 내고 "항만공사 4곳의 통합은 현장 대응력 약화와 항만 경쟁력 저하로 이어질 것"이라며 통합 방침 철회를 요구했다. 앞서 부산·울산·경남·여수광양·인천 등 항만을 둔 지역 시민사회에서도 통합 논의를 중단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잇따랐다.부산경실련은 특히 세계 주요 항만의 관리 체계가 중앙정부 중심에서 지방정부와 지역사회 참여를 확대하는 방향으로 변화해왔다는 점을 들어 이번 통합 방안이 지방분권 흐름에도 역행한다고 주장했다.시의회 결의문에는 △4대 항만공사 강제 통합 계획 즉각 철회 △항만별 설립 원칙과 자율·책임경영 존중 △통합 추진에 대한 충분한 법률적 검토와 사회적 합의 △물리적 통합 대신 항만공사 간 협력체계 강화와 공동사업 확대 등 4개 요구사항이 담겼다.결의안은 오는 11일 부산시의회 본회의에서 최종 채택되면 정부에 전달될 예정이다.송상조 부산시의회 부의장은 "항만은 단순한 공공기관 효율화의 대상이 아니라 위기의 순간 국가 경제와 공급망, 에너지 안보를 지키는 최후의 보루"라며 "항만별 전문성과 자율성을 약화시키는 통합이 아니라 각 항만의 경쟁력을 살리면서 협력을 강화하는 것이 대한민국 항만 경쟁력을 높이는 길”이라고 강조했다.이어 "이번 결의안에 여야 의원 48명 전원이 함께 뜻을 모아주신 것은 부산항의 미래를 위해서는 정파를 넘어 함께 힘을 모아야 한다는 공감대가 있었기 때문"이라며 "앞으로도 부산의 중요한 현안에 대해서는 충분히 소통하고 지혜를 모아 부산항의 경쟁력을 지켜나가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